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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기통 파워 · 고연비’ 3기통 엔진혁명…‘기술의 모순’을 깨다
獨 뮌헨 마이자흐 ‘BMW 이노베이션 데이’를 가다
차세대3기통 1500㏄엔진 장착한 118i
준중형 출력…엔진음도 6기통 그대로
MINI·1시리즈 등에 2014년부터 적용

공기역학·부품경량화 등 치열한 연구
획기적인 연비향상 ‘에코프로’도 주목


[뮌헨(독일)=김대연 기자] ‘잘 달리면서도 연비가 좋은 차, 운전의 즐거움까지 주는 경제적인 차.’

그야말로 모순(矛盾)이다. 고연비ㆍ경제성을 뜻하는 이피션트(Efficient)와 고성능ㆍ역동성을 강조하는 다이내믹스(Dynamics)는 동일한 차량에서 양립하기 어렵다. 하지만 독일의 BMW는 바로 그 모순을 철저하게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독일 마이자흐 뮌헨에 위치한 BMW그룹 드라이빙 아카데미에서 열린 이노베이션 데이(BMW-Innovation days)는 바로 그 기술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개하는 자리였다. BMW는 ▷6기통의 성능과 맞먹는 친환경적인 3기통 엔진 ▷경로 환경을 미리 알려 연비를 아끼고 효율적 주행도 가능토록 만드는 첨단장치 ▷그리고 각종 경량화 기술 등 그들의 집요한 노력의 결과물인 혁신, 그리고 그 혁신이 가져올 미래를 한국ㆍ중국ㆍ러시아 등지에서 찾아온 인사들에게 하나 하나씩 풀어놨다.

▶‘2인분 같은 1인분’, 꿈의 1500㏄ 3기통 엔진=기아차 모닝ㆍ레이와 같은 3기통(500㏄ 실린더 3개) 엔진 차량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BMW의 차세대 3기통 1500㏄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118i는 준중형 이상의 힘이 뿜어져 나왔다.

출력이 우수한 까닭은 바로 BMW만의 트윈파워터보(고압 연료 직분사 장치를 최적화하고, 과급 사이클의 손실 줄인 장치)와 밸브트로닉(가변 밸브 제어 시스템) 기술 등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열역학과 진동 측면에서도 500㏄ 실린더는 유독 효율이 높다고 BMW 측은 덧붙였다. 

BMW에서 파워트레인 시험평가를 총괄하는 베르나르도 로페즈가 BMW 118i의 보닛을 열고 시험 장착한 3기통 1500㏄ 가솔린 엔진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엔진은 전륜(앞바퀴 굴림)과 후륜(뒷바퀴 굴림)이 모두 가능하고 6기통과 동일한 엔진음을 낸다. 디젤과 가솔린 엔진 모두 만들 수 있으며 2014년부터는 약 30~40% 가량 부품 공유도 가능하다. BMW에서 파워트레인 시험평가를 총괄하는 베르나르도 로페즈는 “타사의 4기통 엔진 보다도 출력이 우수하다”며 “미니(MINI)나 1시리즈 등 가벼운 차에 2014년까지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반응 속도가 더디고 소음이 약간 발생하는 문제와 관련해 BMW 측은 “스포티하게 세팅이 돼 있다. 프로토 타입(양산에 앞서 제작해 보는 원형)인 만큼 개선돼서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경로 미리 반영한 첨단 시스템, 연비와 안전도 ↑=지난 7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공개된 2013년형 7시리즈. 이 차량은 굳이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되는 내리막 등의 구간을 계기판을 통해 미리 알려줘 연비를 5% 가량 절감하는 획기적인 기술이 들어갔다. 2011년부터 BMW 전 차량에 적용된 에코프로(연비 주행 모드)에서 이 기능을 사용할 경우 총 25% 가량의 연료를 아낄 수 있다. 다만 계기판에 계속 보고 있어야 하고, GPS 수신이 원활하지 못할 때는 사용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스포트 모드(다이내믹 주행 모드), 컴포트 모드(편안한 주행 모드) 등에서 활용가능한 별도의 예측운전 시스템이 BMW 차량에 적용된다. 교차로나 구불구불한 길에서 속도를 줄일 때 변속기의 기어가 자동으로 저단으로 내려가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 기술이다. 이 경우 연비 개선 효과는 크게 없지만 차량이 사전에 경로를 예측해 변속하기 때문에 주행 안전성이 크게 높아진다.

▶고(高)연비를 향한 치열한 부품 경량화=BMW는 효율적인 주행을 위해 공기역학과 경량화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에도 출시된 미니 쿠페의 경우 뒷날개(리어 스포일러) 설치로 공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공기 저항을 약 2% 줄였다. 차량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양도 조절한다. 속도가 빨라지면 적은 공기로도 엔진이 식는 만큼 차량으로 들어오는 양을 줄여 저항을 줄이고, 속도가 느려지면 상대적으로 앞부분을 좀 더 개방한다.

BMW는 같은 보닛이라도 카본을 사용할 경우 무게가 3분의 1로 줄고, 굳이 안전과 직결되지 않은 차체의 빈 공간은 공기를 좀 더 많이 포함한 아연 폼을 사용한다고 했다. 실제 현장에서 이뤄진 시연에서 공기가 많이 들어간 아연 폼을 물에 집어넣자 다시 떠올랐다. 강철로 만들던 일부 차체 틀을 마그네슘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들면 무게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BMW 관계자는 “시스템 통합, 재료 대체, 구조 최적화를 사용해 7시리즈의 경우 3㎏ 가벼워진 시트를 사용하고 있다”며 “모든 팀, 부서가 협력업체들과 경량화를 연구한다”고 강조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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