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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재판 가능성…애플 위기감 고조
‘배심원 비행’삼성-애플 美소송 최대 쟁점 부상
재판 재진행땐 결과 낙관 못해
삼성전자에 정보출처까지 요구
역전 실마리 사전방지 총력


애플이 미 본안소송 재판을 다시 진행하려는 삼성전자에 전격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그동안 삼성전자가 문제삼았던 배심원 비행(misconduct)에 대한 공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애플이 삼성전자를 향해 정보공개까지 요구하고 있어 삼성전자에 역전의 실마리를 내주지 않으려는 애플의 위기감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세너제이 북부지법에 제출한 문건에서 “삼성전자는 직접 배심원 비행 관련된 근거들이나 주장들은 감추면서 정작 보호되어야 할 배심원들의 프라이버시 등만 인용하고 있다”며 “이 덕분에 언론들이 재빠르게 삼성전자가 지적하는 배심원 하자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애플은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근거 없고’, ‘경솔하다’며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애플이 특히 지적한 부분은 시간이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배심원 선정 과정 당시 밝힐 수 있었던 비행 문제를 이제 와서 이슈로 드러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삼성전자가 언제 어떤 방법으로 새 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들을 확보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아가 삼성전자가 먼저 스스로 이 내용들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애플이 이를 강요하는 압력을 넣을 것이라고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애플이 배심원들과 접촉해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삼성전자의 자세 또한 비난받야야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애플은 법원이 배심원 평결이 나온 뒤 배심원은 누구든 자유롭게 만나서 소송에 대해 논의하거나 얘기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삼성전자가 이를 저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이처럼 삼성전자를 향해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는 배경으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언론에서 배심원 자격논란이 불거지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배심원 비행을 이유로 새 재판을 요구하자 애플이 조바심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에서 배심원 하자를 인정하고 삼성전자의 요구대로 다시 재판을 진행할 경우 애플은 재판 결과에 대해서 낙관할 수 없고, 일방적 승리에 대한 도덕적 비난마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특허전문가 플로리언 뮐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루시 고 판사가 조만간 배심원 비행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금융전문 미디어 톰슨로이터는 배심원장 밸빈 호건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호건이 삼성전자와 비즈니스적으로 우호관계에 있는 시게이트와 과거 맞소송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숨겼다고 보도했다. 이는 배심원 예비심문선서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로 배심원장 자격에 치명적 의혹을 안긴 셈이다.

이밖에도 호건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특허 보유자라는 점 때문에 배심원단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또 평의에 참여한 한 배심원은 “시간상 삼성전자가 제시한 선행기술 이슈는 논의하지 않고 건너뛰었다”고 밝혔고, 호건 대표 또한 “배심원들이 판사의 지침 없이도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해 평결 신뢰도에 흠집이 일기도 했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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