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전권 넘겨받은 文…쇄신-정통성 유지 ‘두개의 문’ 열까
非文·비당권파 “쇄신 강도 높여야”
“쇄신의 칼자루는 넘어왔지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지도부로부터 사실상 전권을 위임받으면서 ‘쇄신’과 ‘당의 정통성 유지’라는 상충되는 두 개의 숙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특히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조건으로 ‘정치 쇄신’을 내걸며 숙제를 안겨준 상황이어서 문 후보의 ‘쇄신 칼자루’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단일화 판을 깔아야 하는 부담이 크다.

일단 문 후보 측의 쇄신 칼자루는 ‘인사’에 맞춰지는 모습이다. 안 후보 측이 요구하는 단일화 판을 위해선 인사 쇄신이 우선이라는 인식에서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회의원의 특권과 당 운영 시스템, 인사 등 모든 측면을 꼼꼼하게 고려해보면 인사 쇄신뿐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얼마나 인적 쇄신을 이루냐에 따라 단일화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비문(非文) 진영 후보와의 회동 추진, 친노 진영 인사 배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날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핵심 의원들을 중용하는 인선을 발표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비서실장으로 선임된 노영민 의원과 기획위원 이인영 의원, 총무본부장 우원식 의원들 모두 민평련 출신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를 두고 “ (문 후보가) 경쟁 후보 진영에 있었던 분들에게 중책을 맡겼다”면서 “상대적으로 이제 친노 인사들이 좀 불이익을 받지 않았나. 먼저 이런 의지를 보여줘서 당내 통합의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후보의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민주당 쇄신파들은 문 후보에게 지금보다 좀 더 강한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선 승리, 민주당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이들은 ‘백가쟁명식’ 당 쇄신안을 쏟아냈다. 문병호 의원은 인적 쇄신을 강조했고, 김영환 의원은 ‘당내 소통 부재와 올드패션식 정당문화 청산’을 지적했다. 광주시당 위원장인 장병완 의원은 “호남이라고 문 후보를 무조건 지지해줄 것이라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호남 정통성의 위기를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문 후보의 선대위에 친노 인사들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 친노 인사들의 경우 임명직 포기 선언까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는 정치 쇄신을 위해선 선수ㆍ학연이 아니라 가치와 노선 중심 계파로 거듭나야 하는데 여기엔 인적 물갈이가 필수요건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이종걸 최고위원은 국민의정부 시절 동교동 가신그룹 7명의 임명직 포기 선언을 예로 들면서 “문 후보도 좀 더 포기하고 (지도부도) 지위를 모두 포기하며 새로운 각오를 해야 한다”며 ‘친노 백의종군론’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쇄신파는 이날 문 후보를 향해 직접적인 인적 쇄신 언급을 피하면서 자중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아직은 문 후보가 당의 후보로 선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