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갈 데까지 가본다던 싸이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갈 데까지 가본다’며 미국으로 떠났던 가수 싸이. 출국 3주 만에 전 세계를 ‘싸이(Psy) 월드’로 만들고 금의환향했다.

25일 오전 4시 20분 싸이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월드스타’로 격상된 싸이의 위상을 실감케 하는 것은 이른 아침부터 입국장으로 몰려든 취재진들의 모습이었다. 입국장을 빠져나가는 짧은 시간 동안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서 여유롭게 손을 흔드는 싸이의 모습은 이미 거인이었다.

싸이는 지난 5일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이하 ‘VMA’)’의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출국했다. ‘VMA’는 한 해 최고의 뮤직비디오를 부문 별로 선정해 시상하는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행사다. 같은 날 오전 싸이는 세계적인 음반사 ‘유니버설 리퍼블릭 레코드’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음반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단순히 시상식 참석만을 위한 출국이 아니었다.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수 싸이가 미국 일정을 마치고 25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이후 싸이의 일거수일투족은 대한민국 가요계를 넘어 문화계의 역사였다. 싸이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VMA’에 말춤을 추며 등장해 한국어로 “죽이지?”라는 소감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죽이는’ 일은 이후 계속 이어졌다. 11일 NBC 유명 토크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이하 ‘엘렌쇼’)’에 게스트로 출연한 싸이는 미국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말춤을 가르쳤다. 싸이가 스피어스에게 남긴 “Dress Classy Dance Cheesy(옷은 고급스럽게, 춤은 저렴하게)”라는 말은 일약 미국 내 유행어로 부상했다.

14일 뉴욕 록펠러 광장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NBC ‘투데이쇼’에 출연한 싸이는 광장에 모여든 1000여 명의 관중들을 말춤으로 홀렸다.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 한복판에서 뉴요커들은 기꺼이 싸이의 춤사위를 따랐다. 15일 NBC의 인기 버라이어티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녹화를 마친 싸이는 자신의 SNS에 “비현실적인 매일”이라는 멘션을 남겼다. 이날 ‘강남스타일’은 한국 가요 사상 최초로 미국 아이튠즈 차트 1위를 차지했다.
강남스타일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수 싸이가 미국 일정을 마치고 25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비현실적인 매일’의 절정은 빌보드 싱글차트 진입이었다. 14일 64위로 차트에 첫 진입한 ‘강남스타일’은 20일 무려 53계단이나 뛰어오른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국 가수가 한국어로 부른 노래로 오른 최고 순위다. 23일엔 ‘강남스타일’이 영국에서 싱글 차트 3위를 차지했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강남스타일’이 다음 주 차트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싸이가 팝의 양대 산맥인 미국과 영국의 차트를 동시에 석권하는 믿기 어려운 미래가 가시화 된 상황이다.

싸이는 20일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듭된 잘못을 용서해준 한국 국민들 덕분에 이러한 기회를 얻게 됐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입국장에서 머문 짧은 시간에도 싸이는 국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밝히는 일을 잊지 않았다. 짙은 경기침체의 그늘에 깊게 젖어 웃을 일 없었던 국민들은 싸이와 ‘강남스타일’ 덕분에 잠시나마 웃었다. 싸이의 활약과 겸손이 참으로 고맙다. 그리고 감사하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