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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갑복, 탈주 다음날 경찰서 앞에서 유유히…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유치장 탈주 엿새만에 붙잡힌 최갑복이 탈주 다음날 경찰서 근처를 유유히 배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시각, 경찰은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엉뚱한 곳만 수색해 하루 평균 6백 여명의 병력을 동원하고도 시민 제보가 올 때까지 허탕만 친 셈이 됐다.

대구 수사본부는 23일 “최가 경북 청도에 지인이 있어 만나러 갔다가 갑자기 경찰이 보여 놀랐고 그때부터 차를 버리고 산으로 도망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최가 청도 산에서 하룻밤을 잔 후 다음날 몇 개의 산을 타고 밀양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최는 18일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밀양에 들어간 것이다.

따라서 경찰은 지난 17일 밤 이후 청도지역에 경력 수백명을 투입했으나 엉뚱한 수색만 한 것이다.

또 최의 도주 후 ‘최갑복으로 보이는 사람이 시외버스를 타고 가다 중간에 내렸다’는 신고를 비롯, 밀양에서만 접수된 수십 건의 시민제보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최가 지난 17일 새벽 유치장에서 빠져나온 뒤 방향감각이 없어 대구 동구 일대를 뱅뱅 돌다가 다시 동부경찰서와 마주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가 다시 경찰서 앞에 나타날 정도로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해 허술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최가 여자로 변장을 하는 등 나름대로 검거되지 않기 위해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는 오랜 수감생활을 하면서 한문과 철학을 독학했고 거짓말을 능수능란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최에 대해 계속 조사하는 한편 추가 범행 내역이 나올 경우 일반도주 혐의를 추가, 24일 중으로 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그러나 최의 진술 내용 등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취재진 접근까지 막는 등 비공개 수사를 하고 있다.

최가 탈주 다음날 경찰 수색망을 비웃듯 밀양에 잠입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데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최의 탈주장면과 경찰 근무자들의 근무기강 해이 실태 등이 녹화된 유치장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킨 경찰은 “최의 진술 내역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며 수사결과 발표를 미루는가 하면 “할 말이 많은데 왜 말을 못하게 하느냐”는 최를 언론과 철저히 차단시키고 있어 ‘짜맞추기 수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또다른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경찰은 최를 창살이 없는 유치장으로 옮겼다. 유치장 배식구에는 창살을 덧댔고 배식구 폭은 세로 11 cm 로 최가 탈주했던 배식구보다 4 cm 나 좁아졌다.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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