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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과 여가, 어떻게 조화시킬까?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일과 여가를 잘 조화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일중독자는 일과 여가의 심한 불균형 상태다. 일중독자는 일을 즐기는 게 아니라 일을 하지 않는 상태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쉬면 불안해지는 건 병이다.

한 사회의 여가는 세 단계로 발전한다. 1단계는 여가가 노동으로 지친 몸을 회복하는 시간으로만 존재했던 산업사회의 여가다. 20세기 말, 2단계에 접어들면 여가가 일의 능률을 올려주는 개념으로 바뀐다. 여기서 재충전(再充電)이라는 용어가 나왔다. 주말에 여행과 스포츠 등으로 놀고나면 마치 새로운 배터리를 장착하듯 일하려는 욕구와 의욕이 생기는 것이다. 3단계는 일과 여가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단계다. 노는 것 같은데 일하고 있고, 일하는 것 같은 데 놀고 있는 부류다.

이제 생산력이 노동시간이 아니라 창의적 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빨리 세 번째 여가 단계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조동성 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도 품질경영(헨리 포드)→전략경영(마이클 포터)→혁신경영(잭 웰치)→창조경영(스티븐 잡스)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품질, 전략, 혁신경영은 좌뇌를 사용하지만 창조경영은 우뇌를 가동한다.

창조경영에는 여가가 필수적이다. 세 번째 단계의 여가 스타일을 체화하고, 일과 여가의 균형을 취한다면 창의력은 발휘될 수 있다. 조동성 교수는 기업도 과감하게 업무공간에서 벗어나 직원들에게 밖으로 나가 여가를 즐기게 하거나, 여가생활을 업무공간 안으로 끌고 들어와 즐기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는 고교 시절 공부는 안하고 스타를 따라다니던 ‘빠순이’가 오히려 그 ‘팬질’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직장을 구하는 얘기가 나온다. 당시 HOT ‘팬픽’을 열심히 쓰던 성시원(정은지)이 소설을 쓰던 경험을 살려 대학에 진학하고 방송작가로도 자리를 잡는다. ‘빠순이’의 순기능을 소통하는데 성공한 드라마다. ‘빠순이’는 10대들의 놀이의 하나다.

‘21세기 개미와 베짱이 버전’이 틀린 말이 아니다. 여름 내내 열심히 일만 한 개미는 허리디스크에 걸려 벌어놓은 돈을 치료비로 몽땅 날렸다. 반면 열심히 놀면서 노래를 불렀던 베짱이는 그 노래실력과 끼로 음반과 음원 수익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다. 노동과 여가는 어느 한쪽으로의 종속관계에서 벗어나 상생하고 혼합되어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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