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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차칸 남자
한 방송사가 오래 진행해오고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우리말 겨루기’ 란 게 있다. 언젠가 보건의로 일하는 도전자가 결승에 진출했다. 아쉽게 마지막 한 문제를 놓쳤지만 그의 우리말 실력은 놀라웠다. 어르신들을 진찰하고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우리말 공부를 한다는 이유가 남달랐다. 우리말 문제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머릿속에서 뱅뱅돌기만 하고 선뜻 떠오르지 않는 말, 요즈음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고운 말을 보면 부끄럽다. 1978년 11월 리더스 다이제스트 한국어판 창간호부터 다달이 빠지지 않고 실린 코너가 ‘당신의 우리말 실력은?’이다. 국어학 1세대인 서울대 이기문 교수가 맡아온 코너로 그는 공부하는 마음으로 이 일을 진행했다. 출제 기준은 소사전 몇 권을 옆에 놓고 거기에 나오는 단어들만 골랐는데 우리가 이미 까맣게 잊고 있는 단어들이 많아 새삼 놀랐다. 이러다가 우리말의 소중한 단어들이 폐어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다는 그는 20, 30년대 문학에서 정확한 용례를 찾아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렇다면 교사들의 국어능력은? 2010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윤여탁 교수가 전국 초ㆍ중ㆍ고 교사 2013명을 대상으로 국어능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평균점수가 20점 만점에 12.99점이었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65%로 이 중 맞춤법 능력이 60.4%로 가장 낮았다. 


최근 KBS 드라마 ’차칸남자’를 둘러싼 맞춤법 논란이 시끄럽다. 한글단체들은 방송가처분신청까지 냈지만 KBS는 ‘시적 허용’이란 테두리에서 이해해달라는 설명이다. 시적 허용이란 시의 맛, 감동을 위해 시에만 허용되는 문법적 예외 상황을 말한다. ‘차칸 남자’는 알고 부러 그랬다지만 모르는지도 모르고 틀리면서 막말을 밥 먹듯 하는 방송언어의 실태는 또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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