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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김화균> 면세점 상생을 기대한다
국내 면세점 견고한 승자독식 구조가 구축됐고, 시장 확대에 따른 과실도 승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국산 브랜드 홀대 현상도 문제다. 매출 증대와 이윤 창출이 기업의 기본 생리이긴 하지만 국산 브랜드를 제대로대접하고 육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통업계는 요즘 빙하기를 맞고 있다. 경기 불황과 각종 규제에 막혀 매출이 꽁꽁 얼어붙었다. 대형마트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은 올 4월 이후 8월까지 5개월째 뒷걸음질하고 있다. 백화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런 유통가에도 큰소리를 치는 분야가 면세점과 온라인쇼핑이다. 특히 면세점은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외 여행객과 방문객이 모두 급증한 덕택이다. 2007년 2조7000억원 규모이던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도 지난해에는 5조2000억원으로 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 면세점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갈수록 심화하는 독과점 체제다. 현재 국내 면세점 운영자는 모두 11곳. 롯데 계열의 호텔롯데와 롯데디에프글로벌, 삼성 계열의 신라면세점, SK 계열의 워커힐면세점 등 대기업 계열사와 파라다이스, 한국관광공사, 동화면세점 등 중소 사업자들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가 파라다이스 부산 면세점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지분 81%를 인수키로 하고 관세청의 최종 허가만 남겨둔 상태다.

면세점 운영자는 두 자릿수이지만 롯데와 신라 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롯데의 시장점유율은 2007년 45.8%였으나 지난해에는 54.6%로 증가했다. 신라 역시 같은 기간 11.8%에서 30.5%로 배 넘게 약진했다. 롯데와 신라가 국내 면세점 시장의 85.1%를 점유하고 있다. 중소 사업자인 한국관광공사와 파라다이스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급락했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견고한 승자독식 구조가 구축됐고, 시장 확대에 따른 과실도 승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국산 브랜드 홀대 현상도 문제다. 사실 면세점에서 국산 브랜드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외국 명품 브랜드 틈을 한창 헤매고 나서야 간신히 국산을 찾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면세점의 매장 면적을 보자. 공항이 아닌 도심에 자리한 이른바 시내 면세점의 매장 면적을 보면 알 수 있다. 호텔롯데의 경우 전체 면세점 매장면적 중 7.2%만 국산품 매장이다. 신라면세점도 15%에 그친다. 이러다 보니 한국 면세점에서 우리 국산품이 맥을 추지 못하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0년 면세점 판매액 4조1878억원 중 외국 브랜드가 74.3%, 국산품은 25.7%에 그쳤다. 물론 면세점들도 할 말이 있다.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해외 명품 브랜드 선호도가 높다 보니 해외 브랜드를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면세점은 까다로운 인허가 장벽이 있는 규제 산업이다. ‘징세권 포기’라는 국가의 특혜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공성이 강하고 의무가 부과되는 업종이다.

매출 증대와 이윤 창출이 기업의 기본 생리이긴 하지만 국산 브랜드를 제대로 대접하고 육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브랜드를 찾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국산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의 약진은 한국 브랜드도 면세점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이제는 국내 면세점에도 상생시대가 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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