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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2> “쉽고 톡 쏘는 유머감각…좋은 디자인은 당신을 웃게 한다”
크리에이티브 광고의 거장 브루스 덕워스 인터뷰
한국의 디자인 생각할때 명확한 이미지 아직 없어
지나간 것들 모방하는 오류 탈피 ‘한국만의 정체성’ 중요
미래 성공적인 기업 되려면 디자인을 사업의 핵심 요소로 봐야



19~21일 세계적 디자이너가 헤럴드디자인포럼에 참석차 방한해 한 자리에 모인다. 이 중 단연 눈길을 끄는 참석자는 광고계의 거장 브루스 덕워스다. 그의 작품 포트폴리오 중에는 아마존닷컴, 코카콜라, 리바이스 등 굴지의 글로벌 브랜드가 가득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이미 전 세계적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던 글로벌 기업이 미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을 위해 그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그의 작품은 헤비메탈 그룹 메탈리카의 음반 포장에서부터 일반 가정에서 쓰는 꿀병이나 과자봉지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일상 생활용품부터 고도의 디자인 센스가 요구되는 대중 예술매체에 이르기까지 어떤 방면에서든 그의 작품이 환영받는 이유는 그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대중이 원하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 모델에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이다.

21일 헤럴드디자인포럼에서 강연할 덕워스로부터 디자인과 한국에 관한 그의 생각을 미리 들어봤다.



-한국 방문은 몇 번째인가. 한국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하다. 한국에 와서 한국의 건축물과 각종 산업제품 디자인을 보면서 한국의 디자인이란 무엇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서울을 방문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금까지 느낀 바로는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 사람은 외국 사람을 아주 반긴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의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해외에서 한국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 분명히 떠오르는 명확한 한국의 이미지는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한국이란 나라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아주 빨리 변한다는 것은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발전을 위한 좋은 조건을 갖춘 나라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왜 세계는 당신의 디자인에 대해 열광하는가.

▶좋은 디자인이란 아주 간단하고 근본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디자인이다. 좋은 디자인은 우리가 사는 환경을 단순화해주기 때문에 인간의 삶이 한층 개선된다. 내 생각에 사람들이 우리 회사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쉽고 단순한 방법으로 소통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런 디자인에 유머감각도 포함돼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우리는 모두 웃고 싶어하니까.

브루스 덕워스(사진 왼쪽)는 창조적인 디자인 거장으로 유명하다. 위부터 위스키 ‘더글렌리벳’ 디자인, 코카콜라 병 디자인, 홀리데이카드 디자인, 과자봉지 디자인 작품.

-디자인 분야에서 지금의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왔는지. 그 비결은. 디자인 분야에서 내가 경쟁력이 있겠다는 느낌은 어떻게 받았나. 또 가장 존경하는 스승은 누구인가.

▶나는 12세 때 내가 그림 그리기에 소질있는 반면, 다른 방면에는 별 소질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부터 예술 분야에 종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 번 해보니까 그런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 내가 한 일이 사람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그렇게 해서 내가 제품 포장 디자인이나 상품 브랜드 디자인의 매력에 빨려든 것이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될수록 그 디자이너가 끼치는 영향력도 훨씬 커진다. 내 인생에는 훌륭한 스승이 여러 분 있다. 먼저 이 회사를 창립하기 전 디자이너로 일했던 디자인 회사 미네일태터스필드에서 아주 훌륭한 스승을 여럿 만났다. 그 회사에서 나와 터너덕워스를 함께 설립한 데이비드 터너를 만나기도 했다. 내가 수석디자이너로 4년간 일했던 디자인 회사 루이스모벌리에서 만난 메리 루이스 씨도 정말 대단한 디자이너였다.

-독특한 코카콜라병 디자인이나 아마존닷컴 브랜드 디자인으로 유명한 걸로 알고 있다. 자신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들라면 어떤 게 있나.

▶방금 언급한 작품은 모두 혼자서 한 게 아니라 터너덕워스 회사의 많은 디자이너가 함께 일하며 이뤄낸 결과다. 코카콜라병 디자인 작업은 우리에게 엄청난 프로젝트였다. 그건 정말 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내가 내심 아끼는 건 슈퍼마켓 체인점인 웨이트로즈 제품 디자인이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디자인이다. 내가 가장 열정적으로 임하는 작품은 언제나 내가 지금 이 순간에 작업 중인 작품이다.

-미래에 디자인이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미래에 디자인은 어떤 양상으로 변화해가고 어떤 분야가 더 각광받을까.

▶디자인의 미래라. 엄청나게 거대한 담론이다. 디자인은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풀어준다. 근본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준다. 이런 디자인의 역할은 어떤 상황에서든 아주 중요하다. 디지털 디자인이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물론 포장 디자인과 브랜드 디자인의 미래도 엄청날 거라고 생각한다. 포장작업은 어차피 누구나 물건을 구매할 때 반드시 겪게 되는 과정이니까.

-한국에서 인상적인 디자인 건축물이나 제품을 본 게 있는지. 있다면 어떤 점에서 인상적이었나.

▶우선 한국의 현대 건축물을 보고 크게 놀랐다. 정말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돋보였다. 개인적으로 렘 쿨하스가 디자인한 경희궁의 프라다 트랜스포머 건물이 정말 마음에 든다. 그 건축물은 환상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고객을 매료시킬 만큼 정말 창의적이라고 느꼈다.

-헤럴드디자인포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 열린다. 어떻게 하면 이 행사가 좀더 발전적인 행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 포럼의 참석자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디자인 전문가라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지금처럼 꾸준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적 인지도를 얻게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전공 학생이나 젊은 디자이너에게 한 마디 조언.

▶나같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지 말라. 한국은 자국의 디자인산업을 이미 스스로 활발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니까. 한국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지나간 디자인을 모방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 한 마디 덧붙이자면 미래에 성공적인 기업이 되려면 어느 기업이든 디자인을 핵심 요소로 받아들여야 한다. 디자인을 어떤 부가적 기능이 아니라 그 사업의 핵심 요소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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