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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기 회장의 집념…종자주권 회복 또다른 미래를 품다
동부팜한농, 몬산토코리아 인수 국내 대표품종 14년만에 되찾아
최근 전방위 사업 강화 ‘스피드경영’ 눈길



동부그룹이 또 하나의 ‘미래’를 품었다.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이 세계 최대 종자(種子)회사인 미국 몬산토(Monsanto)의 한국법인인 몬산토코리아를 인수한 것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맺은 결실이다. 그의 ‘종자 주권’을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중이 투영됐다. 행간은 가볍지 않다. 이번 인수로 1990년대 말 IMF를 전후해 다국적 기업에 줄줄이 넘어갔던 우리 종자산업의 기반을 일부 되찾았다. 삼복꿀수박ㆍ불암배추ㆍ관동무 같은 국내 대표 품종이 14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산(産)이라는 타이틀을 회복하게 됐고, 초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종자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다시금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김 회장은 평소 농업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한국 농업은 경쟁력을 잃은 낙후된 산업이 아니다”며 “기업이 의지를 가지고 적극 투자하면 농업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종자 주권 회복은 김 회장의 최근 전방위 행보와 맞물려 상징성이 커 보인다. 동부그룹은 실제 최근 거침없는 적극 경영을 실천 중이다. 2010년 이후 다사로봇(현 동부로봇), 동화청과 일본 에이텍, 화우테크(현 동부라이텍), 세실(현 동부세레스), 알티반도체, 네오세미테크(현 동부솔라)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그룹의 수직계열화와 신수종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대우일렉 인수전의 깜짝 승자로 떠오르면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두고 놓고 보니 대우일렉은 동부그룹이 ‘하이테크’로 옮겨갈 수 있는 묘수였다는 평가다. 이는 김 회장의 ‘역발상 경영’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와중에 외연확대에 나선 것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철학이 반영됐다는 것. 그동안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경영철학이 동부의 스피드경영을 재촉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김 회장을 아는 이들은 그를 뚝심, 집념, 불굴 등의 단어로 비유한다. 1970년대 초 철강사업에 뛰어들어들 당시의 꿈을 2009년 일관제철사업 진출로 40년 만에 이뤄낸 게 바로 그다. 김 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고집할 때 “성공 여부를 떠나 ‘파이어니어’로서의 나의 역할에 충분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종자 주권 회복과 전방위 사업 강화는 그의 모험심 짙은 공격경영의 시발점이다. 김 회장의 도전은 계속된다. 

<홍승완 기자>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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