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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흉흉해진 세상, “딸 키우는 아버지 입장에서 누리캅스 활동 멈출수 없어”
-경찰청 개최 ‘인터넷 음란물 신고 대회’서 2600여건 신고 누리캅스 1위에 오른 배영호 씨
-내 아이들 안전한 세상에서 살게 하고파

[헤럴드경제= 황유진 기자] “성인인증이나 회원인증 없이도 음란물을 접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수두룩 하지요.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성범죄 소식이 들리는데 이미 예고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지난달 6일부터 19일까지 경찰청이 개최한 ‘인터넷 음란물 신고 대회’에서 2600여건을 신고해 누리캅스 1위에 오른 배영호(49ㆍ사진) 씨. 그는 2007년 발족한 누리캅스(인터넷상의 불법ㆍ유해 정보를 모니터하기 위해 발족한 민간 경찰) 1기 회원으로, 6년째 사이버 명예경찰 활동을 활발히 해오고 있다.

배 씨는 “1등상을 받았지만 그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세상은 각종 음란물로 더 혼탁해져 가고 있는 거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지난 해까지는 자살ㆍ폭발물 관련된 내용을 많이 신고했는데 최근에는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 사이트나 음란물 신고 건수가 유독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신고대회 기간동안 그는 하루 5시간 가까이 사이버 세상 곳곳을 누비며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음란물을 발견ㆍ신고했다.

배 씨는 공인중개사로 일하며 평소에도 틈틈이 온라인 세상을 감시하기 바쁘다.

올 초 경찰청에서 연예인 합성사진을 대대적으로 단속했을 때 사이버 경찰로서 배 씨의 오랜 경험은 빛을 발휘했다.

그는 “‘연예인 합성’이라는 단순한 단어로는 적발하기 어려울만큼 음란물이 갈수록 교묘히 유통된다”면서 “검색어를 노련하게 변형시키는 등 나름의 노하우를 적용해 당시에도 120~130건씩 신고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배 씨가 지난 5년 반동안 폐쇄시킨 사이트와 삭제한 음란물 등은 50여만개에 이른다. 자투리 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하며 무보수 명예직인 누리캅스 활동을 봉사활동으로 여기고 계속해 오고 있는데는 “부모ㆍ어른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흉흉한 세상에서 딸을 키우다 보니 내 자식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껴요. 우리나라 인터넷ㆍ스마트폰 보급률이 높다는 것은 자랑이 될 수 있지만 건전한 인터넷 문화형성이 꼭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도 제 뜻을 알고부터는 응원을 많이 해주니까 누리캅스 활동을 멈출수 없지요.”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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