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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쾌속 물보라…아줌마 김계영, 3만관중 홀리다
제9회 헤럴드경제배 대상경정 성료
예선 6위로 결승행 턱걸이
불리한 레인 딛고 과감한 질주
男선수들 제치고 우승 이변


가을비 흩뿌리는 궂은 날씨를 뚫고 시원하게 내달리는 모터보트의 굉음에 3만여 관중의 마음이 불타 올랐다.

지난 13일 경기 하남시 미사리경정장에서 끝난 ‘제9회 헤럴드경제배 대상경정’(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본부ㆍ헤럴드경제 주최)에서 김계영(여ㆍ6기) 선수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6번 레인에 선 김계영은 초반 스피드를 살려 첫 선회로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며 멀찌감치 달아났다. 김계영은 경쟁자들이 선회로에서 방향을 바꾸려 속도를 줄일 때 그대로 안쪽 선수들을 밀어 붙이다 돌연 인코스로 치고 들어오는 ‘휘감아 찌르기’ 전법으로 결판을 냈다.
 
지난 13일 하남시 미사리경정장에서 열린 제9회 헤럴드경제배 대상경정에서 선수들이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휘감아 찌르기는 어지간한 베테랑 선수들도 구사하기 힘든 고도의 기술로, 김계영은 이후 두 번째 선회로를 돌며 2위 그룹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상위 30%의 A2 등급 선수다운 실력이었다. 앞선 보트가 만들어내는 파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정의 특성상 첫 번째 선회로에서 승부의 쐐기를 박은 김계영은 여유롭게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어 올해 다승순위 1위(29회)를 달리고 있는 심상철이 2위, 민영건이 3위로 들어왔다.

이날 김계영의 우승은 경정 역사를 통틀어 이변 중의 이변이라 할만큼 극적이었다. 김계영은 앞선 토너먼트 결과 턱걸이로 결승진출 6명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영만 헤럴드미디어 대표이사(왼쪽에서 두번째)가 이번 대회 1~3위를 차지한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이번 대회는 올해 20회부터 29회까지 삼연대율 상위 66명을 선발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부를 벌인 뒤, 1위부터 24위가 특선경주와 일반경주를 각각 1번씩 벌여 합산 성적이 높은 6명이 결승에 진출했다. 점수에 따라 가장 높은 선수가 1번부터 차례로 서는데 일반적으로 6번 레인은 스타트에선 유리하지만 선회로를 돌기까지 거리가 멀어 전반적으로 불리하다. 여자 선수가 대상경정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김계영이 역대 두 번째다. 이날 쌍승식(1, 2위를 정확히 맞히는 방식) 배당은 무려 106.7배에 달할 정도로 김계영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극히 적었다.

결혼과 출산으로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한지 일년밖에 되지 않은 김계영은 첫 대회 입상과 함께 1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는 행운을 동시에 안았다. 결승 경주 후 경정장 관람동 대시계 앞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계영은 우승이 믿기지 않는 듯 “정말 행복하다. 우승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전희재 경주사업본부장과 이영만 헤럴드미디어 대표이사가 참석해 1위부터 3위를 차지한 영광의 주인공에게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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