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 11일 민주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출마 입장 발표 예고 이후 안 원장의 지지율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비해 9.7%포인트 차이로 역전당하며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전날 발표(조사기간 7, 10일)에서 2.4%포인트로 처음으로 문 후보에 추월당한 이후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12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야권후보 단일화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34.5%에 그쳤다. 반면 문 후보는 44.2%로 이틀째 격차를 벌리며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1일 양일간에 걸쳐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5%포인트다. 때문에 안 원장의 출마예고 발언이 일정부분 반영된 것이다.
야권후보 단일화 적합도 조사에서 한 때(안철수의 생각 출간 및 힐링캠프 출연 이후) 45.8%까지 올랐던 안 원장의 지지율이 이처럼 하락세를 보이는 데에는 ▷안 원장의 순수성에 대한 의심 ▷유권자의 피로감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즉답을 회피하면서도 고도의 계산된 듯한 행동에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 대선 후보 경선 이후 출마 입장 발표’ 예고가 오히려 독(毒)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의 메시지 정치ㆍ타이밍 정치에 유권자들이 그 순수성을 의심하기 시작한 부분이 반영된 것 같다”며 “금태섭 변호사의 기자회견도 그렇고 어제 발표도 그렇고 문 후보가 지지율이 오를 만하면 그 근접한 시점에 안 원장측에서 발표가 있었다. 유권자들도 식상함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도 출마 선언이 아닌 예고판만 이어지니까 무당파 측에서 문 후보에게 손을 들어줬다”며 “이런 면에서 안 원장측이 타이밍을 잘 잡아오다가 이번에는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후보측은 이와관련, “안 원장은 출마 여부를 늦춰왔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나갈지 안나갈지 불확실성을 줬다. 금 변호사의 기자회견 건도 내용의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기존의 정치권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 측면들이 반영됐을 수 있다”며 “유동층인 30-40대 화이트칼라, 호남층에서 먼저 반응을 한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