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한나라당 때 ‘민본21’과 데자뷰
親朴의 울타리서 제 목소리 기대
19대 새누리당 초선의원 몇이 뜻을 모아 ‘초선의원 모임’(가칭)을 꾸린다.
김상민 의원은 “(정치권에)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초선의원의 패기를 담아서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을 비롯해 이이재ㆍ이종훈 의원 등이 멤버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이 초선모임이 19대판 ‘민본21’의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민본21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지 6개월여 지난 2008년 9월 18대 국회에 첫 입성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초선 12명이 만든 개혁 성향의 모임이다. 이른바 ‘정치 새내기’였던 이들은 “새 정부의 올바른 국정 수행을 위해 건강한 문제 제기를 하겠다”며 18대 국회 동안 이명박 정부 실정과 당을 향해 거침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민본 21은 지난해 12월 사실상 모임을 주도했던 김성식ㆍ정태근 전 의원이 재창당을 주장하며 탈당한 후 활동이 뜸해졌다.
19대 입성 이후에도 간간이 보수정당의 테두리 안에서 당돌하게 쇄신과 개혁을 외쳤던 민본21에 대한 대한 그리움의 목소리가 있어 왔다. 4ㆍ11총선을 지나면서 새누리당은 사실상 ‘범(凡) 친박계’로 재편, 후보ㆍ당을 향한 쓴소리가 실종된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18대 때 이명박 정권과 당의 당권이 긴장하고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늘 그들을 감시하고 날을 세우는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발전적인 변화가 있으려면 당 내에도 견제 세력이 있어야 한다. 대선을 앞둔 이번 국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활동이 얼마나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예단하기 힘들다. 대선 이후 이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모임 측은 대선 전까지 의원끼리 식사를 함께하며 정치권 생활에서 느끼는 점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모임이 진행될 것이란 설명했다.
멤버인 이이재 의원은 “대선이 앞에 있기 때문에 갑갑한 측면이 있다. 대선 이후 좀더 모임을 본격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에도 쇄신파라는 이름으로 민본21 같은 모임이 있었지만, 달라진 게 별로 없었던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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