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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못 인정” vs “과거일뿐” …인혁당 발언 출구 헤매는 朴캠프
이틀간 롤러코스터 발언이후
朴 모든 일정 취소뒤 대책 고심

참모진 “사과후 털고가자” 입장
친박은 비판여론서 방어에 주력
일부선 “朴 역사관 수정 힘들 것”



“인혁당 판결은 2개가 있다.”(10일)→“판결을 존중한다. 그러나 다른 증언들이 있으니 역사에 맡겨야.”(1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거듭된 ‘인혁당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휩싸인 가운데 캠프 참모는 이틀 동안 롤러코스터를 탄 듯 혼란스러워하며 비판 여론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12일 오후 인혁당 재건위 유가족이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는 등 파문이 장기화하고 있어 24시간 대책팀을 가동하면서 논평으로 대응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박 후보는 당초 이날 예정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불참했다. 이와 관련, 캠프 측에서는 개인적 일정이 있다고 했지만 인혁당 발언 파문을 수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참모진을 중심으로 한 편에선 “과거를 깨끗히 털고 가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반면, 친박의원은 애써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박 후보 보호에 나서고 있다.

김종인 국민행복특위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후보가 과거와 관련해 극복하려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부녀관계이기 때문에 의식전환하기가 어려운 모양”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인혁당 발언과 관련해선 “법원 판결은 최종 판결을 인정하는 것밖에 없다”고도 했다.

대법관 출신의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도 “정치적으로 해석을 아무리 달리하더라도 법률적으로는 이미 판결이 난 일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으며, 대선기획단 핵심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2007년 최종 판결이 났다고 봐야 된다. 대법원 판단이 두 개인 게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공식 논평을 내고 “재심 판결이 사법부의 최종적인 판단이라는 것을 존중하며, 박 후보 역시 사법부의 재심 판단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조인 출신은 특히 박 후보가 과거를 깨끗이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공공연하게 내비치는가 하면, 한 편에서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중간에서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참모진 사이에선 곤혹스러운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경선 캠프의 한 실무진은 이와 관련해 “다른 건 몰라도 이 건(인혁당 발언)은 바로잡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강한데, 해결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반면, 당내 일부 친박계 의원 중심으로는 박 후보의 역사관에 쏟아지는 비판을 적극 방어하는 모습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주장이 요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정치의 중심은 여의도인데 과거 대통령의 무덤을 파는 세력이 정치중심을 자꾸 동작동 국립묘지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 이게 과연 고통받는 국민에게 도움이 되겠느냐”며 야권의 5ㆍ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관련한 정치 공세를 비판했다.

이런 논란 속에 박 후보의 역사관 수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한 친박계 의원은 “후보 본인이 부녀 간 관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에 따라 박 후보 주변에 진보적 색채의 역사관을 가진 참모를 대거 배치, 박 후보의 견고한 역사관을 희석시키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조민선 기자>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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