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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저 자동차 산 고객들만 바보?
또 예고 없는 개소세 인하…하룻밤새 30만~180만원 차이나 고객 항의 빗발
“하루 일찍 샀다고 50만원 더 내라니, 너무한 것 아닙니까?”

정부가 개별소비세율 인하 조치를 전격 발표한 지난 10일, 발표 직후 일선 판매 현장에는 고객 항의가 빗발쳤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자동차 대리점 관계자는 “가격 인하분을 돌려달라는 고객부터, 기분 나쁘니 차량을 환불해달라는 고객까지 있다”며 “세금 인하일 뿐 딜러가 챙기는 금액도 아닌데 참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개소세 인하를 사전 예고 없이 전격 발표하면서 할인 혜택을 못 받은 신차 구매 고객의 분통이 쏟아지고 있다. 하루 차이로 30만~180만원에 이르는 가격 인하 혜택을 못 받았기 때문. 과거 개소세 인하 조치 때에도 같은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정부가 개소세 인하 조치를 전격 발표하면서 일선 현장에선 사실상 판매가 모두 유보됐다. 고객들이 차량 구매 시기를 유보해달라고 대거 요청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만 미루면 개소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선 딜러들도 고객에게 이런 상황을 최대한 설명해줬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정부 발표 이후 업계는 이를 반영, 현대ㆍ기아차 21만~257만원, 한국지엠 29만~117만원, 쌍용차 37만~185만원, 르노삼성 28만~67만원 등이 할인된 가격을 재공지했고, 여기에 다양한 추가 할인 혜택을 더해 11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문제는 10일 직전에 차를 산 고객들이다. 하루 차이로 이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차를 구매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정부가 개소세 인하 조치를 단행했을 때에도 사전 예고 없는 발표로 이 같은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고객항의 뿐 아니다. 정부의 깜짝 발표에 일선 자동차업체 역시 큰 홍역을 치렀다. 각 판매점에 새롭게 계산된 가격표를 빠르게 배포하고, 경쟁업체의 추가 할인 동향 등도 실시간 검토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ㆍ기아차가 개소세 인하분 외에 추가로 특별 판촉 할인에 들어가면서 다른 업체 역시 부랴부랴 검토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쌍용차가 체어맨 구매 고객에게 50만원 노후차 보상 프로그램을 추가 적용하는 등 다른 업체 역시 추가 할인 혜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먼저 업체에 귀띔이라도 해줬다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텐데 업체 역시 정부 발표가 나서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혼란을 방지하고자 사전 예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 역시 어려움이 적지 않다. 사전에 발표하면 해당 시기까지 고객이 차량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입장이다. 자동차업계를 지원하려는 취지의 정책이라면, 사전 예고가 있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객을 생각하면 사전 예고가 필요하지만, 업계를 고려하면 전격 발표가 불가피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시적인 조치이긴 하지만 매번 같은 갈등이 반복된다는 건 문제”라며 “업계와 고객의 이익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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