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는 강남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자신이 갖고 있는 힙합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냈다.
‘S_ up’은 레드락(Red Roc) 피처링과 슬로우다운 채널(Slowdown Channel)이 작곡에 참여해 문바톤(Moonbahton)이란 장르로 완성했다. 신나는 문바톤 비트와 강렬한 기타사운드, 윤대장의 재치있는 랩이 인상적인 곡이다.
“‘S_up’은 장르는 힙합이지만 전체적으로 문바톤이라는 장르에 기반을 뒀어요. 일렉트로닉 장르기는 하지만 제가 소화하기 위해 힙합비트로 변형했죠. 일반적인 힙합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힙합에 뿌리를 두지만 갇혀있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이번 곡을 만들었어요. 곡의 가사는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신나게 놀자라는 내용이죠.”
힙합 내에서 새로운 장르를 추구하고 변화를 주고 싶었다는 윤대장. 그는 “한국 힙합은 다양성이 없는 것 같다”며 힙합과 문바톤의 결합해 ‘S_up’을 작업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힙합 곡을 듣고 있자면 주제만 다르지 비트, 속도 등이 다 비슷해요. 다양성을 추구하고 싶었고 제 한정된 음악 틀도 벗어나보고 싶었어요. 저도 문바톤이라는 장르를 마주했을 때 제 색깔로 소화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문바톤에 대해 몇 달동안 공부를 했어요.”
“현재 유럽이나 미국에서 문바톤의 곡들이 많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저는 이게 한국에 곧 들어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조금 더 멀리 내다봤어요. 문바톤에 기반을 둔 곡이 대표적으로 지드래곤의 ‘원 오브 카인드(One of kind)’에요. 지드래곤이 이 노래로 대중들에게 사운드적 어필을 많이해서 제 곡도 그렇게 생소하진 않을 꺼에요.”
정통적인 힙합 곡이 아닌 ‘S_up’에 다른 래퍼들의 다소 부정적인 시선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윤대장은 솔직하면서도 확고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힙합이라는 똑같은 장르의 음악을 하다보니 래퍼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것을 만들어낼 생각은 안하고 따라할 생각을 먼저 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랩으로 1등할 생각이 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오래하고 싶다는 생각이죠. 뻔한 힙합 음악을 하기 보다는 앞으로가 궁금하고 기대되는 래퍼가 되고싶어요.”
‘S_up’에는 레드락이 참여해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약 5년 전부터 알고지낸 두 사람은 음악이라는 공감대 하나로 친분을 쌓아왔다.
“제가 예전에 언더생활을 할 때 관객하나 없는 홍대무대에서 공연할 때 레드락 형이 제 공연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그 때부터 서로 교류를 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레드락 형 말고는 소화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제 전 앨범 ‘Cock & Tail’ 때 레드락 형이 ”같이 한 번 작업해보고 싶다“고 연락을 해주셨던 것이 생각나서 부탁드렸죠. 흔쾌하게 승낙해주셔서 감사했어요.”
가사쓰는 재미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랩을 하기 시작한 그는 군 생활을 하면서 랩퍼로서의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이 목표와 함께한 생각은 “1등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내 색깔이 강한 랩을 하자”였다.
“예전에는 ‘랩으로 세계1위가 되자’란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는 1등, 2등 순위를 매기는 것 자체가 유치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전 제 랩 수준을 잘 알아요. 잠재적 수준은 모르지만 객관적으로 이 세상에 저보다 랩을 잘하는 사람들은 많아요. 한 동안은 이 생각 때문에 회의감도 느끼고 방향성도 잃었었지만 어느 순간 ‘내가 저 사람들보다 랩은 못하지만 이 사람들이 내 랩을 할 순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제가 지금 음악을 계속 할 수 있게 된 계기죠.”
윤대장에게는 위로 누나 셋이 있다. 첫째 누나는 선생님, 둘째 누나는 회계사, 셋째 누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 특히 그의 셋째 누나는 중학교 3학년 때 국가 장학생으로 러시아에 유학가서 현재 유럽에서 누구나 알아주는 피아니스트다. 일명 ‘엘리트’ 집안의 막내 윤대장이 랩을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들의 반대는 상상 이상이였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가 선생님을 하길 바라고 계셨어요. 그런데 어머니는 제가 음악을 할 것 같았다고 나중에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저희 아버지가 굉장히 보수적이신데 원하는 것이 안되면 화를 내는 경향이 있으세요. 저는 그런 아버지에게 제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아버지께서는 제 공연을 한 번도 보시지 않으시다 작년부터 제 직업을 인정해주셨어요. 제가 한 은행의 CM송을 작업하고 아버지께 ‘곧 TV 어떤 CF에서 제가 만든 음악이 나와요’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얼마 후에 진짜로 TV에 제가 작업한 곡이 나오니까 아버지께서 흐뭇해하시더라고요.(웃음)”
그는 이번 뮤직비디오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뮤직비디오 안에서 댄서들과 밴드는 선과 악의 이미지를 표현해 대결 구도를 형성한다. 밴드가 연주를 하면 댄서는 그 리듬에 맞춰 춤을 춘다.
“음악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서로 죽일 듯이 경쟁하지만 결국 음악이라는 귀결점에서 만나잖아요. 그리고 이번 뮤직비디오에 많은 뮤지션들이 우정 출연을 해주셨어요. 이 자리를 통해 웁스나이스 드러머 청춘(강성훈), 빅베드노이즈 기타리스트(한석현), SDC 인교, 좀비, 댄서 제이블랙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이번 앨범으로 방송과 공연을 활발히 해서 저의 인지를 쌓아갈 생각이에요. 약 두 달 후에 나올 저의 미니앨범 작업도 틈틈이 하고요. 힙합이란 음악 안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고 싶어요.”
경쟁보다는 힙합의 다양성을 위해 다각도의 도전을 시도하는 윤대장. 이번 앨범을 통해서 참신한 시도와 대중성을 한 번에 잡겠다는 각오다. 이는 공연을 통해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그가 앞으로 랩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줄 스토리가 기대되는 이유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