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M9000은 김치 냉장고로는 국내 최대급인 567L의 용량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유럽피언 스타일의 일반 냉장고를 연상케 하는 M9000에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3중 메탈냉각’ 기술이 적용됐다. ▷위에서 신속하게 냉기를 공급해 주는 메탈쿨링 샤워 ▷상단부 뒷면 전체를 감싸 냉기를 전하는 메탈쿨링 커버 ▷냉기를 머금은 메탈이 9개의 김치통의 바닥을 차갑게 지켜 주는 메탈쿨링 캡슐 등 3중 냉각 구조가 김치의 맛을 최고로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삼성전자측의 설명이다.
총 11개의 스마트에코 센서가 적용되어, 냉장고 안의 미세한 온ㆍ습도 변화를 감지해 문을 자주 열고 닫아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무김치, 갓김치, 깍두기 등 각 김치별로 특화된 숙성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갓 담근 후의 맛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아삭맛 케어’, 김치를 사먹는 이들을 위한 ‘구입저장’ 기능 등 사용자 편의를 높인 다양한 기능들도 눈에 띈다.
하지만 M9000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이게 하는 건 윤부근 사장이 지난해 12월 TV사업에 이어 생활가전 부문까지 총괄하게 된 뒤 내놓는 두번째 작품이라는 점에 있다.
첫번째는 지난 7월 출시한 대용량 냉장고 지펠 T9000이었다. 이후 버블샷2 세탁기가 등장하긴 했지만 이는 전년에 기획됐던 모델 체인지의 일환이었다. M9000이 사실상 윤 사장이 관여한 두번째 생활가전 제품이라 볼 수 있다.
윤 사장은 철두철미한 삼성전자 조직 내에서도 ‘1등 DNA’를 가장 많이 가진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언제나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한 새로운 개념의 제품으로 성공을 거둬왔다. TV에 디자인의 개념을 적용한 삼성의 글로벌 히트작 보르도TV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와중에 등장해 삼성전자를 TV분야의 절대 강자로 만든 LED TV모두 그의 작품이다.
대용량 냉장고인 T9000역시 고가에도 불구하고 월 1만대 이상 팔리며 불황을 무색케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900ℓ벽을 깼을 뿐 아니라 주부들의 사용행태를 치밀하게 파악해 냉장고를 위, 냉동실을 아래 배치하는 새로운 접근으로 제품의 개념을 바꿨다.
M9000 역시 윤부근 가전 답게 기존 김치냉장고들의 틀을 벗어나려는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적용됐다.
상단부의 와이드 윗칸은 냉장실로 전환해 피자, 케익, 큰 냄비 등을 통째로 보관할 수 있고 홈바 형태의 중칸의 경우 야채,과일의 보관 뿐 아니라 육류숙성 기능도 갖췄다. 대용량의 하단은 냉동고로 사용가능할 뿐 아니라 와인까지 보관할 수 있다.
윤 사장은 지난주 독일에서 끝난 가전쇼 ‘IFA 2012’에서 “2015년까지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생활가전 전부문에 ‘PID(프로덕트 이노베이션 디벨로퍼먼트)’ 조직을 꾸리고 모든 제품에 대해 혁신을 주문한 상황이다. 디자인은 물론 기본 개념과 사용방식 등 모든 면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제품들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가전회사들의 일반적인 출시 로드맵을 감안하면 다음 윤부근 가전은 연초 출시될 에어컨이나 세탁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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