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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티 입고 한글피켓 들고…“시아준수, 시아준수!”
시아준수 월드투어 멕시코 공연 현장 가보니…
3000여명 열성팬 공연장 인산인해
일부 관객 3000km 거리서 달려와
극성 여성팬 공연중 실려나가기도
믿기지 않는 환대 K-팝 인기 실감
“반가운 한국가수” 현지언론도 호평


[멕시코시티=정진영 기자] “시아준수 사랑해! 시아준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특별할 것 없는 함성이 특별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함성이 울려 퍼진 장소 때문이다. 그리고 함성을 내지른 팬들의 국적에 있다. 이곳은 멕시코. 공연장을 가득 메운 3000여명의 팬들 역시 멕시코 현지 팬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한글로 손수 적은 피켓과 풍선 등을 들고 또박또박 한국어로 함성을 내지르며 그룹 JYJ의 멤버 김준수의 몸짓 하나하나에 환호했다. 이들 중엔 3000여㎞를 40여시간 동안 쉬지 않고 버스로 내달려 공연장을 찾은 열성 팬들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공연은 한국 가수 최초의 멕시코 단독 공연이었다. 공연 시작 전부터 현지 팬들은 JYJ에서 김준수를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공연장 앞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현지에 정규 앨범 하나 발표하지 않은 이방인 가수에 대한 환대는 보고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웠다.

지난 6일 오후 8시50분(이하 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블랙베리 오디토리오(Blackberry Auditorio)에서 ‘시아준수 퍼스트 월드 투어 인 멕시코’ 공연이 열렸다. 현지 경찰들의 입장 관객 총기 소지 여부 검사로 예정 시간보다 50분가량 공연이 지연됐다. 그러나 스탠딩 석에 운집한 팬들은 ‘시엘리토 린도(Cielito Lindo)’, ‘베사메무초(Besame Mucho)’ 등 멕시코 민요를 합창하며 공연 시작 전부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JYJ의 멤버인 김준수가 6일(현지시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블랙베리 오디토리오(Blackberry Auditorio)에서 열린 ‘시아준수 퍼스트 월드 투어 인 멕시코’ 공연 무대에 올라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멕시코시티=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이날 공연에서 김준수는 솔로 앨범 수록곡들을 비롯해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넘버 등 17곡으로 100분을 알차게 채웠다. 팬들은 공연 내내 환호와 한국어 ‘떼창’으로 김준수의 첫 멕시코 방문에 화답했다.

오프닝 곡은 솔로 앨범 ‘타란탈레그라(Tarantallegra)’의 수록곡 ‘브레스(Breath)’였다. 지팡이를 활용한 검술과 결합한 안무로 중성적인 매력을 선보인 김준수의 퍼포먼스는 ‘남자가 보여줄 수 있는 섹시함’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이어 감미로운 멜로디의 알앤비 댄스곡 ‘노 게인(No gain)’과 소울풀한 알앤비 트랙 ‘럴러바이(Lullaby)’로 무대의 완급을 조절한 김준수는 ‘인톡시케이션(Intoxication)’으로 절도 있는 안무를 펼치며 ‘브레스’와 대조되는 ‘남성적인 섹시함’으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셋 미 프리(Set me free)’의 중독성 있는 리듬과 ‘칼군무’는 객석을 클럽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로 이끌었다. 발라드 ‘유 아 소 뷰티풀(You are so beautiful)’은 오랫동안 김준수를 기다려 온 현지 팬들을 위한 선물이었다. 공연 중간에 여성팬 하나가 긴급히 바깥으로 실려 나가는 등 공연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김준수는 “멕시코에 이렇게 팬들이 많은 줄 몰랐다”고 감격하며 “객석을 모두 채워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첫 멕시코 공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팬과 사진 촬영 등 즉석 이벤트를 벌인 김준수는 발라드 ‘알면서도’‘돌고 돌아도’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댄스 타임에서 댄서들이 선보인 ‘강남스타일’ 말춤에 팬들의 환호는 극에 달했다. 곧바로 이어진 ‘마지막 춤’ ‘나는 나는 음악’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등 뮤지컬 넘버 트리오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키워온 김준수의 새로운 음악적 자양분을 유감없이 펼쳐 보인 극적인 무대였다.

‘타란탈레그라’와 ‘피버(Fever)’의 강렬한 무대에 이어 최근 발매한 영어 싱글 ‘언커미티드(Uncommitted)’로 객석의 분위기를 달랜 김준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보다 높은 멕시코시티에 와 있다”며 “지금 나는 내 인생에 가장 높은 곳에 있다”고 말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어 김준수는 팬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밝히며 지극히 한국적인 멜로디의 발라드 ‘사랑이 싫다고요’ ‘이슬을 머금은 나무’를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팬들은 김준수를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팬들의 열렬한 앙코르 요청으로 다시 무대 위로 돌아온 김준수는 JYJ의 발라드 ‘낙엽’을 부르고 나서야 비로소 첫 멕시코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공연장을 찾은 모니카 호르헤(30ㆍ여)는 “김준수의 목소리와 음악성, 카리스마에 반했다”며 “붉은 티셔츠도 김준수를 응원하기 위해 맞춰 입었다”고 말했다. 카르멘 로페스(25)는 “김준수의 잘생긴 외모와 카리스마도 좋지만 매번 새로운 모습에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나도 노력하면 된다’는 용기를 준다”고 말했다.

현지 유력 언론 역시 김준수의 멕시코 공연을 비중있게 다뤘다. 유력 일간지 ‘El Reforma’는 “K-팝은 아직까진 마니아의 문화이지만 이번 김준수(XIA)의 콘서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K-팝을 알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멕시코 민영TV ‘TV Azteca’의 유명 리포터 페르난도 게이(Fernando Gay)는 “멕시코에서 처음 공연하는 한국 가수가 김준수여서 정말 기쁘다”며 “이번 공연으로 멕시코와 한국이 더욱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공연 전날 김준수는 한국 취재진과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멕시코에서 단독 공연을 펼칠 수 있다는 사실과 공연장 전석이 매진됐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가수 본인도 놀란 이 같은 기현상의 이유를 설명할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바로 공 들여 만든 콘텐츠의 힘, 유튜브로 대표되는 콘텐츠 유통 환경의 변화, 그리고 변화에 대한 발 빠른 적응력이다. 시아준수가 한국 가수 최초로 멕시코에서 벌인 신명나는 한판은 이러한 세 가지 요소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일궈낸 결과물로 봐야 옳을 것이다. 방송 출연 제약 등 국내 활동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바깥으로 눈을 돌린 김준수. 김준수의 솔로 앨범 발표와 아시아와 북미 지역 월드투어, 그리고 멕시코 공연의 성공은 활동 한계의 극복을 넘어 ‘탈(脫) 亞XIA’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 멕시코에 이어 지난 8일 브라질 공연까지 성황리에 마친 김준수는 10일 오후 9시 칠레 산티아고 테아트로 콘포리칸(Teatro caupolica)에서 월드투어 남미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김준수는 10월부터 영국 등 유럽 순회공연에 나선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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