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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관 질문만 7개…까칠한 인터뷰 “내무덤에 침을 뱉어라” 함축적 답변
박근혜, 5년전 설전 손석희 교수와 조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004년 “저하고 싸움하시자는 거예요”라며 신경전을 벌였던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와 10일 방송에서 만났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후 5년 4개월 만에 성사된 이날 인터뷰에서도 5ㆍ16과 유신 관련 역사관을 놓고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손 교수는 가장 큰 논란인 5ㆍ16과 유신 관련 역사관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역사관 관련 질문만 7개에 달했다. ‘5ㆍ16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의 기본 형식을 벗어나, ‘5ㆍ16과 유신의 불가피성에 동의하느냐’며 이분법적으로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거듭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5ㆍ16을 예로 들며 “내가 만약 그때 지도자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하면서 객관적으로 봐야 하지 않나”라고 밝혀, 사실상 박정희 정권 당시 아버지의 선택이 불가피했음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유신에 대해서도 “당시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면서 나라를 위해 노심초사했다. 그 말 속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성과는 계승해서 발전시키고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면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박정희 정권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인터뷰 말미에는 두 사람 간 팽팽한 신경전이 감지되기도 했다. 손 교수가 2007년 ‘줄푸세’ 공약과 2012년 ‘경제민주화’ 추진의 모순을 지적하자 박 후보는 “세율은 지금 더 줄인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았고요”라고 받아쳤으나 과거와 같은 설전이 펼쳐지진 않았다.

한편, 2004년 박 후보와 손 교수의 설전은 정치권 안팎의 화젯거리였고 이번 인터뷰가 세간의 주목을 끈 것도 당시 낳은 어록 때문이다. 당시 한나라당 당대표였던 박 후보가 “국민생활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꼼꼼히 챙기는 그런 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하자, 손 교수는 “과거보다는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하시겠다, 그런 말씀인데 유권자들의 판단은 과거를 보고 하는 판단일 텐데”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박 후보는 “저하고 싸움하시는 거예요”라고 발끈했다. 박 후보는 또 2007년 5월 손 교수와 인터뷰에서, 당시 경선 룰 문제로 대립하던 이명박 후보를 향해 “원칙을 걸레처럼 만들어 놓으면 누가 그것을 지키겠느냐”고 말해 한동안 ‘걸레’ 발언이 회자된 바 있다.

<조민선ㆍ손미정 기자>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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