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컨벤션 효과 희석
정치권, 추석前 결단에 무게
야권단일화해도 일러야 10월말
대선을 꼭 100일 남은 10일을 전후해 출마 선언이 예상됐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정치권에서는 얼마나 뜸을 들이려고, 또 어떤 효과를 보려고 안 원장이 입장 표명을 늦추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안 원장의 출마 시기를 전 국민이 한바탕 섞이는 추석(30일) 이전을 유력하게 꼽으면서도, 민주통합당 후보 선출 직후에 감행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치권은 안 원장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6일 ‘불출마 종용 협박’ 기자회견을 출마 선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공식 선언을 두고 추석 전이냐, 그 후가 될 것인지는 엇갈린다. 일단 정치전문가들은 대선 민심의 중요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추석 전에 안 원장이 결심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추석의 화제가 단연 대선이고,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할 경우에 전국적인 이슈가 되며, 인지도를 대대적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당내 경선이 끝나는 16일, 또 결선투표가 진행될 경우에 23일 전후로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안 원장이 이때 출마 선언을 한다면 민주당 후보는 ‘컨벤션 효과(경선 직후에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 한 번 누려보지 못하고 지지율 정체를 빚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야권 단일화 협상이 시작될 경우,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안철수 트라우마’라고 불릴 정도로 안 원장에게 당할 만큼 당했다는 분위기다. 지난 7월 경선 열기가 오를 즈음 안 원장이 ‘안철수의 생각’ 출간, ‘힐링캠프’ 출연으로 열기가 팍 사그라지었고, 승부의 분수령인 광주ㆍ전남 경선에서 금태섭 변호사가 폭로 기자회견을 여는 바람에 주목받지 못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이 끝나기 전이라도 출마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 언제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가 단일화한다면 시기는 일러야 10월 말이나 늦으면 대통령 후보 등록이 있는 11월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안 원장 측이 이번주 내로 대선 캠프를 가동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안 원장 측은 이를 부인했지만, 이번주 내로 첫 실무단 회의를 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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