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9일(현지시간) 베니스영화제의 심사위원들은 “작품성, 탁월성,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힘, 감독의 예술적 의욕과 심미적 가치 등에서 어떤 영화가 황금사자상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놓고 몇 시간이나 고심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심사위원인 사이먼 모튼은 황금사자상의 요건을 만족하는 작품은 “‘더 마스터(The Masterㆍ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라고 강조, “규정만 아니었다면 황금사자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 마스터’에 여러 상을 주기 위해서는 ‘피에타’에 황금사자상을 주는 게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심사위원들이 내린 결론이라는 것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할리우드리포트 역시 앞서 8일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단은 당초 황금사자상을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더 마스터’에 주기로 했으나, 이상한 규정 때문에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 ‘더 마스터’는 가장 유력한 황금사자상 수상작이었으나 ‘한 작품이 2개 이상 주요 상을 받을 수 없다’는 새로운 심사 규정 때문에 심사위원단은 ‘피에타’ 황금사자상을 주기로 했다는 것.
이와 관련 모튼은 코리에레 델라 세라를 통해 “심사위원단으로선 대단히 힘들었다”며 “황금사자상을 받는 작품은 다른 상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남우주연상도, 촬영상도 줄 수 없게 된다”는 설명했다. 심사위원장인 마이클 만도(미국) 감독 역시 이와 관련 “설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라고 해도 (최고상) 하나밖에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니스영화제는 황금사자상을 받은 작품이 기타 주요부문 수상을 할 수 없도록 돼있다.
때문에 피에타의 조민수는 유력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거론됐지만 상을 받지는 못했다. 영화 투자배급사 뉴는 이에 “심사위원 및 영화제 관계자들은 폐막식 후 마련된 피로연 자리에서 ‘조민수의 여우주연상은 만장일치였다’고 전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의 첸커신(陳可辛) 감독과 배우 사만다 모튼 등 올해의 심사위원들이 조민수를 직접 찾아와 연기에 대한 극찬과 격려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심사위원들이 입을 모아 황금사자상 수상작으로 거론했다는 ‘더 마스터’는 은사자상(감독상)과 최우수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공동)을 받았다. 베니스 여우주연상(COPPA VOLPI)은 이스라엘 라마 버쉬테인 감독의 ‘필 더보이드’에 출연한 하다스 야론이 가져갔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