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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100일앞 ‘금태섭-정준길 파문’-네거티브 전쟁의 서막?
대선 ‘D-100일’은 폭로와 반박으로 시작됐다. “불법 사찰을 통해 안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의 주장과 “대화를 협박으로 과장했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의 반박은 진실 공방을 넘어 감정 싸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절친한 친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생판 남남도 아니었던 두 ‘486 변호사’가 정면으로 맞붙은 ‘금태섭-정준길 파문’은 한 순간에 대선 정국을 뒤흔드는 메가톤급 이슈가 됐다.

7일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캠프는 오전 이른 시간부터 비공개 모임과 대책회의를 연달아 갖고 후속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썼다. 안 원장 측의 폭로를 ‘과대포장된 정치 공세’로 평가 절하하고, 반격에 나서기 위한 준비다.

회의 단골 소재였던 경제민주화 논란, 영유아 보육수당 추가 재원 확보 등을 위한 추경 편성 같은 정책 이슈는 한 순간에 사라졌다. 전날 국가 신용등급이 일본을 추월하고, 또 유럽에서는 무차별 돈 살포를 골자로 하는 경기 부양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여당 어느 누구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그리고 야권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준길의 협박 뒤에는 사정당국의 협조가 있었다”는 불확실한 추측에 기반한 폭로와 비토만이 가득했다. 지난 총선 직전 나왔던 불법사찰 의혹과 함께 국정감사를 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야당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증세와 복지재원 확대, 대기업 소유구조 개편 등과 관련된 발언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여ㆍ야는 ‘금태섭-정준길 파문’을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로 끌고갈 기세다. 백기승 새누리당 대선기획단ㆍ경선캠프 공보위원은 안 원장과 야당의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 “사찰 여부에 대해 규명하다 보면 안 원장의 이러저런 의혹들도 함께 규명될 수 있을 것이고, 이런 부분이 기대된다”고 맞받아쳤다. 정치 공세에 정치 공세로 맞붙겠다는 각오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파문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대선을 지배한 것은 이명박 후보의 BBK 공방이고, 2002년과 1997년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됐다”며 “이번에는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는 진정한 검증으로 갔으면 했는데, 결국 이번에도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은 100일의 대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번 파문 공방이 계속될 경우, 여야 유력후보 모두가 상처입는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구태의연한 정치 공작의 굴레에, 또 안 원장은 정치 시작 전부터 네거티브에 나서는 구태의 덫에 갇히며 국민들의 정치 불신만 가중시키는 사태를 우려한 것이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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