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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 모를 한길 사람속…정서유형을 보라
정서유형은 생각이 흐르는 길
일관된 태도·삶의 방향 결정
뇌활동 패턴 따른 유형 분석

공황장애 과민한 자기인식 탓
우울증은 회복 탄력성과 밀접
신경과학 통해 심리비밀 파헤쳐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는 유행가 가사는 존재론적 형이상학 차원이라기보다 우리가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감정의 영역 쪽에 가까울 수 있다.

‘내가 모르는 나’ ‘나와 너무 다른 너’의 문제는 위스콘신대 심리학과 교수인 리처드 J 데이비드슨 에 따르면 정서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이 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반응하고 다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개개인이 가진 고유한 ‘정서 유형’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경과학계의 거장인 데이비드슨 박사와 월스트리트저널의 과학전문기자 샤론 베글리가 공동 집필한 ‘서로 다른 사람들’(알키)은 일상생활에서 특정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때 사람들이 각각 어떤 정서 반응을 보이는지, 또 그렇게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뇌과학을 통해 밝혀 보여준다.

30년간 인간 정서와 뇌에 관해 연구해온 데이비드슨 박사는 “정서 유형은 생각이 흘러가는 길과 같아서 그 사람의 일관된 태도를 형성하고 그것이 바로 개인의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정서 유형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그려지는 셈이다.

가령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을 때, 며칠 안 돼 툭툭 털고 일어나는 이가 있는 반면 어떤 이는 자기비하와 절망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직장을 잃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이렇게 다른 이유를 6가지 차원의 정서 유형으로 설명한다.

정서 유형은 정서 상태, 정서 특성, 성격, 기질 등과 다르다.

데이비드슨 박사에 따르면 정서 상태는 정서 중에서 가장 짧은 시간 단위에 속한다. 정서 상태는 경험에 의해 발생해 일반적으로 몇 초 동안만 지속된다. 예를 들어 어버이날에 자녀가 카네이션을 만들어줬을 때 느끼는 기쁨, 직장에서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완수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 휴일에도 일에 매달려야 할 때 느끼는 분노, 친구가 여는 파티에 자신만 초대받지 못했을 때 느끼는 서운함 등이다.

몇 분이나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지속되며 마음에 남는 감정은 ‘기분’이다.

정서 특성은 몇 년 동안 당신의 특징으로 비칠 수 있는 것이다. 매일 다른 사람을 괴롭히며 못살게 구는 ‘심술궂은 사람’, 주변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늘 욱하며 성급하게 행동하는 ‘분노로 가득한 사람’이라고 여겨지는 식이다. 이러한 정서 특성은 특정 정서 상태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저자인 리처드 J 데이비드슨 박사는 “정서 유형은 생각이 흘러가는 길과 같아서 그 사람의 일관된 태도를 형성하고, 그것이 바로 개인의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들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정서 유형 때문이며, 정서 유형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서 유형은 삶에서 일어나는 경험에 대한 개인마다의 일관된 반응 방식이다. 정서 유형은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특정 두뇌 회로에 따라 결정되며, 객관적인 실험을 통해 측정 가능하다. 그리고 정서 유형은 특정 정서 상태나 특성, 기분 등을 느낄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 정서 유형은 다양한 층위의 정서활동의 핵심 구성요소라 할 만하다.

저자에 따르면 흔히 말하는 성격은 변별성이 없다. 가령 친화성이라는 성격의 경우, 표준화된 심리검사로 측정했을 때 친화성이 높은 사람은 감정이입이 뛰어나고 사려 깊으며 우호적이고 타인에게 도움을 베푸는 성향이 강한데 이런 정서 특성은 다양한 정서 유형에 해당되는 행동 유형이라는 것이다.

책은 6가지 차원의 정서검사를 통해 자신의 정서 유형을 찾고, 이를 변화시키거나 환경을 바꿈으로써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6가지 정서 차원은 회복탄력성, 관점, 사회적 직관, 자기 인식, 맥락 민감성, 주의 집중 등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6가지 정서 차원은 개인이 가진 고유한 뇌활동 패턴과 연관돼 있으며, 이를 알면 특정 질환에 이해가 가능하다.

가령 공황장애의 경우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을 보이는데, 이는 남들에 비해 자기 인식 수준이 극도로 높아서 자신의 마음과 신체에 과도한 감각을 발동시키는 것이다. 이는 뇌의 섬엽이라는 부분과 관련이 있다. 우울증은 회복탄력성과 관련이 있다. 실험 결과, 긍정적인 정서를 담당하는 좌반구에 문제가 있을 때 문제가 나타난다.

저자는 인간의 뇌와 정서 유형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쥐ㆍ원숭이 등 동물, 신생아, 40ㆍ50대 중년, 로봇까지 실험 대상에 포함시켜 생생하게 증명해나간다.

그렇다고 뇌와 정서 유형이 고정된 것은 아니다. 데이비드슨 박사는 전통심리학의 주장을 뒤집어 성인의 뇌 역시 얼마든지 변할 수 있으며, 정서 유형 역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대니얼 골만 박사와 함께 명상이 뇌에 특별한 변화를 가져온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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