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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 롯데 · BC 등 카드사들 축적된 수백만 회원 데이터 분석… ‘맛집 · 쇼핑 · 창업’ 등 신뢰도 높은 정보 제공
직장인 A 씨는 식사 약속 장소를 고를 때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은 ‘현대카드 MY MENU’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한다. 초기 화면에서 ‘주요 거리 맛집’ 항목에 들어가면 가로수길/신사, 강남역, 압구정, 여의도 등의 주변에서 방문자가 가장 많은 순서대로 식당 60곳의 이름이 나온다. 이 가운데 하나를 터치하면 이 식당 고객들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어느 성별ㆍ연령대 손님이 가장 많은지,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주로 오는지 등이다. A 씨는 특히 ‘재(再)방문율’을 유심히 본다. 이 식당에서 2번 이상 식사한 사람들의 비율이 같은 종류 음식점 평균보다 얼마나 높은지 알려주는 통계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한 번 왔던 손님이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즉 만족도가 높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맛집 정보는 주관적인 데다 ‘알바’들이 올리는 경우도 허다해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며 “하지만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맛집 정보의 경우 카드사 회원들의 정보가 집적돼 있기 때문에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최근 카드사들의 신개념 맛집 정보가 각광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해당 회사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카드사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객관성이 담보돼 있다는 점에서 이용률이 높다. 그 객관성은 ‘빅 데이터(big data)’에서 나온다. 


빅 데이터는 일차적으로 방대한 정보의 집적을 의미한다. 여기에 순환속도가 매우 빨라 관리ㆍ분석이 어렵다는 뜻도 담겨 있다. 그래서 그간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기업들은 사용자들의 소비 성향이라는 ‘보석’ 같은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분석하는 기술의 부족으로 사실상 이를 사장해왔다. 하지만 빅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한 카드사들의 분석 수준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결과물이 차츰 나오고 있다.

카드사들의 맛집 애플리케이션이 인터넷 등에 널려 있는 정보와 수준을 달리하는 이유다. 수백만명에 달하는 카드 사용 회원들의 정보가 집적된 결과물이다. 카드사들은 이를 통해 더욱 효과적인 마케팅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정제된 객관적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현대카드‘ MY MENU’ 애플리케이션

‘현대카드 MY MENU’는 서울과 부산에 있는 맛집 1000곳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정 지역을 찍으면 맛집을 골라주는 ‘주요 거리 맛집’, 위치 정보를 활용해 가까운 맛집을 알려주는 ‘내 주변’, 원하는 음식 종류별로 식당을 추천해주는 ‘핫 플레이스’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마음에 드는 식당을 고르면 주요 메뉴와 가격, 주소와 지도를 볼 수 있고 전화 연결도 할 수 있다. 현대카드의 VIP 회원으로 퍼플카드, 레드카드를 가진 사람들이 자주 찾는 식당들도 파악할 수 있다. 식당마다 빅 데이터에서 추출한 객관적인 정보뿐 아니라 고객들이 식당을 방문한 뒤 느낀 점을 적은 ‘리뷰’ 항목을 통해 주관적인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의 ‘무료 인기 앱’ 순위에서 종합 8위, 라이프스타일(무료) 분야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 이용정보라는 빅 데이터를 활용해 객관적인 외식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도 올 초 회원들이 롯데카드로 결제한 가맹점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수집된 폭넓은 가맹점 정보를 다른 회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컨슈머’를 최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의 모든 가맹점에서 구매한 상품 및 서비스의 품질과 만족도를 결제 즉시 ‘스마트 컨슈머’에 반영할 수 있다. 고객이 실제로 가맹점을 이용해야 평가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신뢰도가 높다.
 
BC카드‘ 대박창업’ 애플리케이션

누적된 정보는 롯데카드 회원뿐만 아니라 ‘스마트 컨슈머’를 내려받은 모든 이용자가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여기에 위치기반 서비스를 적용해 고객의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가맹점 정보가 업종별 만족도 순으로 우선 제공된다.

카드사들은 ‘빅 데이터’를 통한 가맹점 정보를 활용해 예비창업자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내주고 있다.

BC카드는 최근 빅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창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대박창업’을 내놨다. BC카드가 보유한 가맹점 데이터베이스를 통계적인 기법을 통해 업종별ㆍ지역별 매출정보, 상권 정보 등을 예비창업자에게 제공한다. 전국 1200대 상권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롯데카드‘ 스마트 컨슈머’ 애플리케이션

이 같은 ‘빅 데이터’ 정보는 향후 무궁무진하게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센서를 내장한 스마트 기기가 보급되면서 개인의 활동부터 환경 상태까지 광범위한 미시 데이터의 수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빅 데이터: 산업 지각변동의 원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빅 데이터에는 고객의 행태, 감정과 시장 트렌드 정보가 담겨 있다”며 “빅 데이터를 가진 기업은 이를 이용해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상황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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