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4년전의 적이 동지가 됐다. 재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오바마 지원에 나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얘기다.
5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올 대선에 나설 대통령ㆍ부통령 후보 지명 연설이었다. 민주당 경선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와 오바마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2008년이었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날 오바마 ‘구원투수’로 황금시간대에 등장, 전대 무대를 장악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난이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로부터 계승된 것이며, 더딘 경기 회복세에도 오바마는 지난 4년간 좀더 활기차고 균형잡힌 경제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역설해 경제난의 탓을 오바마 정부로 돌리는 공화당을 역공했다. 그는 이어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당신이 어떤 종류의 나라에 살기를 바라느냐”라면서 “만약 스스로 승자독식 사회를 원한다면, 공화당을 지지해야 할 것이고, 번영과 책임을 공유하는 나라와 ‘함께가는 사회’를 위해선 오바마-바이든 후보에 투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민주당은 지난 4일 발표한 정강에 ‘신(God)’, ’예루살렘’ 언급이 빠져 파문이 커지자 이를 추가한 정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전대 마지막날인 6일 예정된 오바마의 후보 수락연설 장소는 천둥ㆍ번개를 동반한 비 예보로 당초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야외 경기장에서 인근 타임워너 케이블 실내 경기장으로 변경됐다. 이날 바이든 부통령도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역대 미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들은 보통 폐막 하루 전날 수락 연설을 해온 만큼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바이든의 말실수를 우려한 것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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