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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찬 “10년 사형수는 해탈”…민주 후보들은 ‘끙끙’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경고용 사형제 존치’ 주장에 대해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가 ‘사형제 폐지’로 맞불을 놓으면서 ‘사형제’가 또다른 대선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 후보들의 고심은 깊어진다. 최근 불거진 각종 사건으로 여론이 ‘사형 집행’ 쪽으로 한참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후보들의 평소 소신인 ‘사형제 폐지’를 강조하는 것은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10년 사형수는 해탈을, 20년 사형수는 고승이 된다. 사형수를 살려두는 데 필요한 경비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사형제 폐지’를 강조한 것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사형제 폐지’가 본인의 소신임을 재차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대표연설에서 ‘사형제 폐지’를 언급한 것은 추미애 최고위원 등이 박근혜 후보의 ‘사형제 유지 찬성’ 발언에 대한 반박 메시지가 연설 내용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박 후보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흉악한 일이 벌어졌을 때, 그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죽을 수 있다는 경고 차원에서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여론의 동향은 사형제 존치쪽이 우세하다. 지난 6월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85.5%가 사형제를 존치해야한다고 응답했다. 사형제 폐지는 5.4%에 불과했다. 최근 나주 아동 성폭행 사건과 묻지마 범죄, 여기에미국에서 아동 성폭행범이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서의 사형제 존치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민주당은 사실상 ‘사형제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사형제 존치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당론인 ‘사형제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다간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일부 후보들은 다소간 입장을 수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두관 후보는 지난 5일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는 사형제도에 동의하지만 사형제 존속과 폐지에 관련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모병제 도입’, ‘통신사 국유화’ 등 기존에 내놨던 파격적인 ‘좌파 정책행보’와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이다. 문 후보측 캠프에서도 입장 변화가 눈에 띈다. 문 캠프측 관계자는 “사형제는 존치하되 집행유보로 입장이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그간 사형제 폐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후보와 정세균 후보는 ‘사형제 폐지’ 입장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 실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 후보의 사형제 존치 주장을 바로 다음날 맞받으면서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3선 의원은 “사형제 존치나 집행 등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정도로 수위 조절이 필요했다. 지금은 대선 시즌 아니냐”고 말했다.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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