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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니 홀저에서 신예 조현택까지..광주비엔날레 7일 개막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세계적인 아티스트 제니 홀저에서부터 공모를 통해 선발된 신예 조현택까지 다양한 작가의 혁신적인 작품을 두루 음미할 수 있는 광주비엔날레가 오는 7일 개막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9회째를 맞아 오는 11월11일까지 ‘라운드테이블(Round Table)’이라는 주제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무각사, 광주극장, 대인시장, 광주 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용봉생태습지 등 시내 곳곳에서 진행된다.

독립 큐레이터인 김선정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를 비롯해 아시아 출신의 여성 공동감독 6명이 기획한 이번 비엔날레에는 한국, 인도, 일본, 중국, 쿠웨이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이란, 팔레스타인, 카타르, 레바논 등 아시아 17개국에서 44명(팀)이 작품을 냈다. 이같은 규모는 전체 출품작가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되는 규모이다.

올해 비엔날레는 비엔날레 메인전시관 뿐 아니라 사찰, 시장, 서구문화센터,생태습지 등 이색적인 공간에서도 열린다는 점이다.
이처럼 광주 시내 일원의 다양한 장소에서 열려 관람객들에게 광주의 지역적 맥락과 역사를 다양한 형태의 예술작품과 접목한 장소특정적(Site-specific) 작업을 보여주게 된다. 이에 올 광주비엔날레는 광주특정적(Gwangju-specific) 전시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광주정신, 도시의 흔적과 결들을 내포하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총 24명의 작가(그룹)가 이들 장소에서 전시해 광주시 전체를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꾸게 된다. 

광주극장과 사택에는 공간적 특성을 살려 광주극장의 역사와 광주 지역의 문화적, 역사적 맥락을 녹여낸 작품들이 전시된다. 개인의 일대기와 이야기를 담은 텍스트와 비디오, 오브제, 설치 등을 이용해 작업하는 마그누스 뱃토스(작가이자 저술가)는 광주극장에서 ‘스벤손 일대기 생중계(Live Biography)’프로젝트를 펼친다. 작고한 친구 스벤손의 삶을 무성영화로 만들고, 변사의 내레이션을 더해 광주극장에서 상영하는 광경을 비디오로 담아 보여주는 독특한 작업이다. 20분의 상영시간 중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광주극장의 역사적, 공간적 측면이 함께 드러난다. 영화의 대사 외에도 본인의 경험에 따른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가 변사들에 의해 재생산될 예정이다.

포트폴리오 공모로 데뷔하는 조현택 작가는 오래된 영사기가 돌아가고 아직도 손으로 그린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는 이 오래된 극장에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세친구’ 등 어느 청년의 이야기를 조명한 작품을 전시한다.
멕시코 출신의 조각가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는 1930년대 지어진 광주극장의 사택에서 3주간 거주하며 ‘자동건축 작업실: 비효율적인 땜질 워크숍: 극장 뒤 무료 상담’이라는 이색작업을 진행한다. 극장 사택은 한동안 소규모 가내수공업 공간이었다가 지금은 용도폐기된 공간이다. 작가는 집으로서의 기능이 중지된 공간과 그 장소에서 발견된 물건에 노동력을 가해 작업하고, 공간을 바꾸어가게 된다. 크루스비예가스는 젊은 작가, 사상가, 음악가 등과 워크숍 등도 펼친다.

광주 도심의 사찰 무각사는 설치미술가 우순옥에 의해 색다른 미술 전시관으로 변모한다. 우순옥은 무각사의 8개의 방을 작은 명상의 방으로 꾸며 최첨단을 달리는 비엔날레를 즐기던 관람객들에게 차분한 성찰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독일 작가 볼프강 라이프는 절에서 재배한 쌀과 헤이즐넛 꽃가루로 만든 ‘끝없는 바다’를 역시 무각사에 설치한다.

금년도 광주비엔날레의 또다른 특징은 참여형 프로그램이 많다는 점이다. 광주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대인시장에서는 세계적인 작가들이 지역 작가, 상인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비엔날레를 찾은 전세계 관람객에게 선보이게 된다.
또 올 비엔날레의 차별화된 요소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작가들도 속속 방한했다. 서도호(한국), 안규철(한국), 포크롱 아나딩(필리핀), 엑셔반 콜렉티브(터키) 등은 일찌감치 광주에서 리서치 및 현장 작업을 마무리했다. 스콧 이디(뉴질랜드), 크레이그 월시와 히로미 탱고(호주/일본) 등 국내외 유명작가들도 막바지 광주를 찾아 작업 제작 및 설치를 마쳤다.

대인시장 전시에는 광주지역의 다양한 커뮤니티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기게 된다. 인도네시아 출신 작가 틴틴 울리아는 대인시장의 사람들을 만나 개인의 역사를 조사하면서 특히 1980년 광주민주항쟁과 관련된 부분을 집중 조명한다. 울리아의 기존 연작 ‘우리는 꽃에 주목하지 않는다(Nous ne notons pas le fleurs)’의 일부인 이 작업은 여정이나 경계의 덧없음을 드러낸다.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작가인 길초실은 광주에서 발견한 이미지들로 콜라주, 페인팅, 조각, 사운드 등으로 구성된 ‘공동체(collective bodies)’라는, 여러 매체를 사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이밖에 유동인구가 많은 광주시의 서구문화센터 맞은편 전광판에도 작품이 등장하는 등 광주는 비엔날레 전 기간 동안 예술의 열기로 가득찰 전망이다. 사진제공-광주비엔날레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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