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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레퍼토리시즌 첫 작품, ‘수궁가’ 오늘부터 무대에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국립극장이 진행하는 국립레퍼토리시즌 첫번째 작품으로 국립창극단의 ‘수궁가’가 국립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5일부터 8일까지 4일 동안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수궁가’는 지난해 서사극의 아버지인 브레히트의 제자, 아힘 프라이어(Achim Freyer)가 연출해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판소리의 현대화를 위해 창극의 틀을 벗어나 ‘판소리 오페라’라고 칭하며 많은 변화를 시도한 ‘수궁가’는 이야기의 구성 뿐만 아니라 무대 의상, 배경, 가면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힘 프라이어가 디자인했다.

‘수궁가’에서 서사적인 예술성을 발견한 아힘은 ‘수궁가’가 가진 현실풍자적인 요소를 더욱 극대화 시키고 지금의 관객들에게 시대 비판과 현실을 더 담고자 했다. 토끼는 한국, 용왕은 중국, 원작엔 등장하지 않는 원숭이는 일본으로 묘사되길 바랄 정도로 원전을 훼손하지 않는 한 원작을 비트는 작업들이 시도됐다.

인간문화재 안숙선 명창이 이야기 전반을 이끄는 도창을 맡았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3m높이에서 거대한 치마를 입고 무대에 나선다. 토끼나 별주부, 용왕 등 각 등장인물들은 아힘이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나온다.

아힘 프라이어는 오페라 연출가이기 이전에 화가로도 활동했다. 단순한 선으로만 구성, 붓으로 거칠게 표현된 추상적인 무대 배경과 조악한 듯 하나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가면, 단순하고 다르게 느껴지지만 극과 전통적인 느낌이 오묘하게 어울리는 의상 등은 기존 창극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김성녀 국립창극단장은 지난 4일 있었던 기자간담회를 통해 “창극역사 100년, 창극단 역사 50년이 흐르며 창극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소수 매니아층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가슴이 아팠고 대중과의 호흡을 고민하고 있다”며 “창극이 중국의 경극, 일본의 가부키나 노 보다 더 재미있다는 것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립극장이 올해 시즌 개막작으로 국립창극단의 ‘수궁가’를 선택한 것도 전통문화의 변화와 다양한 시도 등 국립극장이 추구하는 기조를 잘 대변하는 작품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국립극단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현대무용단 등 8개 국립 예술단체가 참여하는 국립레퍼토리시즌은 국립단체들의 양질의 공연을 시즌제로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국립레퍼토리시즌에선 장장 299일 동안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 연극 ‘로미오와줄리엣’, 오페라 ‘라보엠’, 발레 ‘왕자호동’ 등 79개 작품들이 공연된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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