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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기자의G세상 돋보기(#111)]그들만의 ‘보이콧 리그’
[헤럴드경제]막장 보이콧 전쟁의 파행 위기에 몰렸던 온게임넷 옥션 스타리그가 정상으로 개막됐다. 스타리그와 GSL 참가를 놓고 갈등을 벌인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이형희, 이하 협회)와 e스포츠연맹(회장 원종욱, 이하 연맹)이 합의에 성공한 것. 이에따라 그래텍이 개최하는 GSL 시즌4에 협회소속 선수들이 참가하며, 연맹 소속 선수들 역시 28일 개막을 앞둔 온게임넷 스타리그에 참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협회와 연맹사이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잠복돼 있음이 밝혀졌다. 차근차근 짚어보자. e스포츠연맹이 25일 ‘옥션 올킬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보이콧을 결정한 건. 한국e스포츠협회의 ‘글로벌스타크래프트2리그(GSL)’불참에 대한 보복조치다.

앞서 협회는 24일 구체적인 일정과 참가 조건 등 제반 사항에 대한 참가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GSL의 불참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협회의 방침은 GSL를 기반으로 성장한 연맹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e스포츠연맹은 협회와는 별도로 곰TV 주최의 GSL에서 뛰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 선수들과 게임단을 중심으로 설립된 단체다.

결국 이들 연맹 소속의 게이머들은 선언문을 통해 “협회의 GSL 불참은 e스포츠 내 여러 이권과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벌어진 사태”라며 “연맹의 존폐가 위협받는 상황으로 협회의 GSL 참가가 결정될 때까지 온게임넷 스타리그 참가를 유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두 단체간 갈등은 언론을 통해 팬들에게 전달됐다.

기본적인 상도의 조차 무시할 만큼 일방적 자기주장을 쏟아냈다. 서로 격론을 벌이고 대립하다가도 통합을 하는 것이 동업자들인데 협회와 연맹은 동업자를 악의적으로 서로 쓰러뜨리는, 결국 함께 망하는 가장 확실하고 치명적인 길을 선택한 것이다. 옥션 올킬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사실 온게임넷의 방송이라고는 하나, 스폰서(Sponsor)로부터 들어오는 거액의 협찬금을 통해 제작된다.

따라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스폰서를 배려하는 게 순리다. 실제로 곰TV GSL 조차 스폰서를 위한 간접광고를 열렬히(?)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연맹은 그 취약점을 노렸다. 스폰서와의 개막이 다가 온 스타리그를 보이콧하며 타이틀 스폰서인 ‘옥션’의 힘을 빌리고자 했다. 기업들의 참여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두 단체는 이해관계도 없는 제 3의 기업을 볼모로 실력을 행사한 꼴이 된 것이다.

결과는 연맹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렸지만 다음 시즌의 GSL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또 다른 하나는 협회 사무국이 사실상 조정능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지금의 한국 e스포츠 협회는 따지고 보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의 힘이 만든 결과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가 사라지고 난 뒤 협회는 사실상 의미없는 단체가 됐다. 지금 활황인 리그오브레전드 팀들이 따로 협회를 만들겠다고 나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여타 종목의 팀들은 이번 싸움으로 협회나 연맹이나 공히 관심은 스타크래프트2만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소위 e스포츠를 대표한다는 양 단체가 사활을 걸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목격했다. 결국 이들 또한 자사의 게임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단법인 한국 리그오브레전드 협회, 서든어택 연맹, 카트라이더 단체가 생겨 양 단체와 힘싸움을 벌이는 편이 나을 것이란 판단을 했을 것이다. 협상은 폭력과 돈이 아닌 말로 하는 것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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