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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에너지의 미래…택사스發 민관 합동 프로젝트 뜬다
[샌안토니오(미국)=윤정식 기자]미국에서 가장 보수 색체가 강한 지역 텍사스주.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이 지역에 최근 에너지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은 샌안토니오(San Antonio). 전세계 에너지 대전(大戰)이 펼쳐지고 있는 한 복판이다. 3~4년 전만해도 인구 120만명이던 도시가 최근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지난해 16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경제가 불황을 거듭하던 때도 이곳에서는 일자리가 계속 생겨나는 등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 준심에는 한국의 민관(民官) 기업들이 있었다. 이들은 미래의 ‘에너지 거상’을 꿈꾸며 미국 한복판에서 자원 빈국 대한민국의 설움을 일거에 날릴 한 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태양광 韓流 흐르는 텍사스= 지난달 28일 미국 택사스 샌안토니오 도심에서 정남쪽으로 30여㎞가량 떨어진 곳의 평범한 목초지를 찾았다. 내년부터 이곳은 샌안토니오 시민들의 전기 젖줄이 된다.

세계 3위권의 폴리실리콘(태양전지의 재료) 생산업체인 한국의 OCI가 미국의 전력회사 CPS에너지와 손잡고 400㎿ 태양광발전소를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부지다. 현장을 함께 방문한 토니 도라지오(Tony Dorazio) OCISP(OCI Solar Power) 사장은 “이 곳을 포함해 OCI는 샌안토니오 도심에서 20~30분 거리 부지를 중심으로 발전소 부지 5곳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OCI의 샌안토니오 태양광 발전소는 세계서 두번째 큰 규모이고 미국 지방정부 추진 사업 중에는 최대다. 2016년까지 1653만㎡, 축구장 1600개 넓이 땅에 태양의 위치에 따라 360도 회전이 가능한 최신형 한국형 판넬이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국내에서 공급과잉 논란을 빚고있는 태양광 발전사업이지만 미국에서는 기회의 사업이 된 이유는 당국과 국민의 협조 때문이다. 택사스 주정부는 원자력ㆍ화력 발전소들을 점차 폐쇄하고 부족한 전력을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당연히 주민들의 전기료 부담은 늘게 된다.

도라지오 사장은 “최근 미국 국민들은 돈을 조금 더 내도 청정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친환경 전기 수요가 급격히 오르고 있는 미국서 한국의 OCI가 쟁쟁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회사들을 제치고 큰 기회를 잡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셰일가스 붐에 석유공사도 참여= 민간 기업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석유공사가 15억5000만달러를 들여 23.67%의 지분을 인수한 미국 기업 아나다코(Arnadako)가 있다.

샌안토니오 도심서 차로 세시간 남서쪽 방향으로 300㎞를 가다보면 맥시코 국경에 인접한 이글포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나다코는 이곳의 브리스코농장(Briscoe Ranch) 등 50여개의 농장 40만에이커(약 1166㎢)를 빌려 지난 2009년부터 셰일가스를 채굴중이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하게 하는 높은 채굴탑을 중심으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물과 가스 기름을 운반하는 대형트럭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이곳에서 아나다코가 생산하는 셰일가스는 석유로 환산했을 때 10만배럴(1배럴=158.9ℓ)에 달한다.

셰일가스는 단단한 암석층(셰일층)을 모래와 화학물질을 섞은 물로 고압 파쇄해 그 사이사이에 생성돼 있는 가스와 기름을 얻는 구조다. 지하 2000m 깊이를 수직으로 뚫고 들어가 다시 수평으로 2000m를 더 들어가 채굴하기 때문에 왠만한 기술력으로는 채굴이 불가능하다.

한국은 2017년 가스공사가 미국 셰니에르사로부터 20년 동안 매년 350만톤의 셰일가스를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이글포드를 방문한 조석 지식경제부 2차관은 “셰일가스는 수송비용을 감안해도 기존 LNG가스보다 국내가격 대비 30%가량 저렴하다”며 “당장의 경제성도 중요하지만 한국도 글로벌 에너지 전쟁에 참천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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