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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공기업 부채 67조8664억원
타당성 조사없이 무분별한 개발
도시개발公 5년간 빚 270% 급증
법정한도 초과 공사채발행이 결정적
지자체·주민들 부담 가중 우려



스페인 안달루시아 주정부가 중앙정부에 10억유로(13억달러)의 유동성 제공을 요청했다고 B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달루시아 주정부는 카탈루냐, 발렌시아, 무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는 지방이 됐다.

스페인의 위기는 지방정부의 재정위기에서 비롯됐다. 특히 지방공기업의 부채와 부실을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도 지방공기업들의 부채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결산 대상 385개 지방공기업의 총부채 규모는 67조8664억원이다. 2006년에 35조7434억원이던 지방공기업 부채는 2007년 41조2761억원, 2008년 47조3280억원으로 늘어나더니 2009년에는 58조2000억원, 2010년 62조8815억원, 2011년 67조866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이후 지방공기업 부채는 연평균 15.6%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방공기업의 연평균 자본증가율(8.1%)보다 연 7.5%포인트 빠른 속도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도시개발공사의 부채다. 2011년 기준으로 보면 전국 16개 도시개발공사의 부채는 총 40조8439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60.2%를 차지한다.

2006~2011년 5년간 전체 지방공기업 부채가 약 190% 늘어나는 동안 도시개발공사의 부채는 270%나 급증했다.

국회 예결위는 “지방공기업 부채가 급증하게 된 것은 지방자치단체와 도시개발공사가 사업타당성 분석을 소홀히 한 채 재무위험이 큰 신규 투자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도시개발공사의 사업승인권과 임원선임권을 갖고 있는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부담해야 할 사업비를 공사가 부담하도록 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사실상 수익을 내거나 처분할 수 없는 재산을 출자해 자산 규모를 키운 후 법정 한도를 초과해 공사채를 발행하는 문제가 결정적이었다”고 꼬집었다. 예결위는 그 예로 인천광역시가 수익ㆍ처분이 불가능한 재산 1조3000억원을 인천도시개발공사에 현물 출자한 사례를 들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시개발공사의 부채비율은 평균 287%에 달하고, 적자 공기업은 175개에 이른다고 예결위는 지적했다.

예결위는 “지방공기업의 부채 부담은 가격인상 사업축소 등으로 연결돼 주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고 향후 그 지자체로 전가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

민간연구소에서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해외 지방 재정위기의 주요 원인, 우리나라는 어떠한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방공기업의 부채 문제가 불거진 중국ㆍ스페인과 같이 우리나라 지방정부도 지방공기업의 부채 증가 및 부실화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짊어질 위기에 놓여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도시개발공사와 같은 지방정부 산하 공기업들이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에 편승해 철도ㆍ대교ㆍ도로 등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건설 투자에 참여하면서 공사채 발행을 크게 늘리는 동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재무 여건이 악화되면서 부실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신창훈 기자>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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