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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콕콕(파이널판타지)]웹게임 플랫폼에 끼워맞춘 인스턴트 ‘파판’
[헤럴드경제]- 무늬만‘파판’시리즈 최고의 괴작 ‘원성’… 대작 게임I·P기반 SNG 가능성 발굴에 의의

‘파이널판타지’가 소셜네트워크 게임으로 등장했다.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파이널판타지’로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서 볼 수 있다. 만약 콘솔 게임을 어느 정도 즐겨본 유저라면 이미 핸드폰을 열고 게임을 다운로드 받고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스포일러 하지마’라며 화를 낼 준비를 할 것임이 틀림이 없다. 콘솔 게이머들, 혹은 올드 게이머들에게 ‘파이널판타지’가 주는 느낌은 그런 것이다. 별다른 설명도 필요치 않다. 하지만 아직도 지면을 읽고 있는 분들을 위해 몇 자 더 써볼까 한다.

‘파이널판타지 에어본 브리게이드(이하 FFAB)’는 지난 8월 17일 플레이스토어에 첫 등록됐다. 퍼블리셔는 다음커뮤니케이션. 다음은 DeNA사와 제휴를 통해 유명 플랫폼인 ‘모바게’를 활용, ‘다음 모바게’플랫폼을 출시하고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의욕적으로 진출했다. 주로 페이스북에 특화된 여타 소셜네트워크게임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가져가고자 노력한다.



특히 일본에서 유명한 스마트폰 게임들을 국내에 선보이면서 거대한 시장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파이널판타지’라는 브랜드파워를 등에 업은 ‘FFAB’를 통해 자사 플랫폼을 알리고 기반 유저들을 모집하기 위한 행보를 보인다. ‘FFAB’의 첫 론칭은 그다지 나쁜 성적은 아닌 듯 하다.

서비스 첫주차에 13위를 기록했고 10만명이 넘는 유저들이 게임을 다운로드 했다. 3천개가 가까운 리플 속에 평점은 4.6점을 마크하고 있다. 다음 계정을 사용해 로그인할 수 있고,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기에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접할 수 있었다. 2주차에 들어섰지만 게임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수는 여전히 10만으로 기록돼 있고, 게임 랭킹은 이미 30위권을 넘어서 있었다.

마지막 방학 특수를 노리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반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중소형 기업의 서비스라면 다음 작품을 개발할 만한 여력이 될 수 있겠으나, 대기업의 게임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성적일 것임이 분명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 다음은 모바게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폰 게임을 퍼블리싱한다

[첫소감(5점 만점-1점)]아이 깜짝이야, 이게 파판이라고?
게임을 시작하면 다음 아이디를 입력하고 약관에 동의하는 것으로유저 등록을 마친다. 별다른 정보 입력이 필요 없다. 별의별 부가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다른 게임과는 약간 다르다. 가입 절차가 끝나면 화면 하단에 초코보와 스퀘어에닉스 카피라이트가 반갑게 인사한다.

거기까지가 이 게임이 파이널판타지 라고 추측할 수 있는 전부다. 막상 게임을 시작하면 마치 ‘어린왕자’를 연상시키는 파스텔톤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한다. ‘파이널판타지’라고 추측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는 분위기와 캐릭터들이다.

일반적인 ‘일본식 판타지 게임’과는 다른 캐릭터들이 화면에 가득하다. 어색한 점은 어빌리티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토둔술(닌자의 기술)’과 같이 낮선 어빌리티들이 다수 등장한다. 제목과 시스템 일부를 제외하면 ‘파이널판타지’를 연상하기가 쉽지 않다.


▲ 초코보가 있는 것을 보면 분명 ‘파이널판타지’인데

[유저 편의 U·I(5점 만점-1점)]시대를 역행하는 U·I
‘FFAB’는 기존 소셜네트워크게임들과는 약간 다른 인터페이스를 보여준다. ‘페이스북’게임이나 플래시 게임류와는 트렌드가 약간 차이가 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지난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끌었던 일본 웹게임들의 인터페이스에 가깝다.

한 화면상에서 팝업창을 호출해 명령어를 처리하고 메인화면으로 돌아와 게임을 즐기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면, ‘FFAB’는 ‘퀘스트페이지’, ‘강화페이지’, ‘마이페이지’ 등 ‘전용화면’으로 이동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게임 상에서 별다른 설명이 없이 이리 저리 메뉴를 이동하는 탓에 전투 화면이 어디있는지, 강화 화면이 어디있는지, 보상은 어디에서 받는지가 불투명하다. 때문에 최근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유저들이라면 플레이시 조금 헤멜 수도 있다.


▲ 일본산 웹게임 인터페이스이기에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

[게임성(5점 만점-1점)]사냥 → 장비 업그레이드 → 강한 몬스터 사냥하기 → 자랑하기 패턴 반복
게임은 ‘퀘스트’위주로 흘러간다. 퀘스트라고 해서 뭔가 요청을 받아 지시에 따라 클리어하는 형태는 아니고, 일반 필드 사냥을 하는 것에 가깝다. ‘퀘스트’는 사냥할 장소를 선택한 뒤 ‘진행’버튼만 눌러주면 된다. 버튼을 누르면 유저가 착용한 장비나 기술에 따라 전체 능력치가 결정되고, 이미 모든 수치들이 설정된 몬스터와 ‘전투’명령을 내리면 시스템은 결과값을 계산해 승패를 따진다.

승패가 결정나면 아이템을 획득하고 경험치를 얻고 레벨이 오른다. 조합이나 시스템도 크게 고민할 필요 없다. 옵션상에서 자동 장비 착용이나, 자동 조합을 누르면 알아서 강력한 어빌리티를 착용하고, 만들어준다. 할일은 단 하나‘진행’버튼을 누르면 된다. 사냥을 계속 하다보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LP수치(피로도 개념)가 바닥났기 때문인데, 사냥 도중 LP수치가 0이 되면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다. 유료 아이템인 포션을 구매해 사용하거나 특정 시간 동안 기다려 사냥을 하는 식이다. 사냥을 끝내고 나면 ‘강화’페이지에서 모았던 아이템들을 조합하거나, 장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변경한다. 이후 다른 유저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감사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응원’포인트를 쌓아 일부 특수한 아이템들을 구매한다. 주로 LP를 모으는데 쓰는 형태다.


▲  '진행'버튼만 누르면 만사 오케이. 만약 죽는다면 강화하자

[종합 점수(5점 만점-1점)]테스트베드로 전락한 ‘파이널 판타지’
‘FFAB’는 전반적으로 많이 아쉬운 게임이다. 현실은 일반적인 소셜네트워크 게임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가, 전반적인 퀄리티도 높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스토어 20위권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I·P의 힘이 아니었을까.

다른 관점에서 보면 ‘FFAB’는 게임성이 최악에 가깝더라도 유명 I·P를 가진 게임들이 SNG화 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장하면 적어도 10위권 주변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해냈다. 그래픽 리소스만 있다면 3명이 길어도 3개월동안 작업하면 나올 만한 분량으로도 가능하다.

따라서 I·P를 가진 회사들이 플레이 스토어에 진출해 게임을 선보인다면 적어도 개발비 정도는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때문에 훌륭한 테스트 베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낸 ‘FFAB’에게 별1개를 주고자 한다.


▲ 유료 아채를 구매해 하루에 30번쯤 마주치는 초코보에게 주면 강력한 스킬을 얻을 수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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