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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자 구도·대선 포기…민주당 승리공식이 없다?
안철수發 정계개편 가속도…더 복잡해진 정치셈법
“安 공식적 우군이자 잠재적 적군”
문재인 지지율과 큰 차이 골머리

다자구도땐 ‘민주당 필패’ 가능성
결선투표 효과 반감 우려 확산도

대선포기땐 ‘식물정당’ 추락 우려
국고보조금 152억원도 날아갈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권 도전 방식을 ‘독자 출마’ 쪽으로 굳힘에 따라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이에 대한 정치셈법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안 원장은 민주당에 공식적 우군이지만 잠재적 적군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그동안 안 원장에게 ‘킹메이커’ 역할을 기대해왔지만 이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 원장과의 ‘전쟁’까지 치러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3일 리얼미터(8월 30~31일 조사)에 따르면 다자 구도에서 박 후보(40.0%)는 안 원장(26.9%)과 문 후보(15.0%)를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양자 구도에선 박 후보(47.2%)가 안 원장(46.4%)을 오차 범위(±2.5%포인트) 내에서 앞서고 있다. 반면 문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선 박 후보(50.2%)가 41.3%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문 후보를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 같은 지지율 조사 결과는 결국 ‘문재인 없는 안철수는 생각할 수 있어도, 안철수 없는 문재인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결과로 모인다.
당내 대선 경선에서 친노와 비노 간의 갈등이 갈 때까지 가고 있지만 지도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3일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오른쪽) 대표와 박지원(가운데) 원내대표 등이 한 참석자의 발언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가 무소속 출마하면 필패한다”고 말한 것 역시 안 원장의 독자 출마가 민주당에 최악의 상황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물론 안 원장이 단독 출마 후에도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할 공산도 있지만 ‘국민의 뜻’을 전면에 내세운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더군다나 안 원장 측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무당적 유지’를 밝힘에 따라 민주당 입당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 측이 ‘독자 출마→무당적 유지’를 굳힘에 따라 민주당의 선택지는 두 가지로 압축됐다. 대선 후보를 내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3자(박근혜ㆍ안철수ㆍ문재인) 구도’로 본선을 치를 것이냐, 민주당 경선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저조할 경우 아예 후보를 내지 않느냐다. 물론 이 같은 선택은 안 원장의 생각에 따라 2차적으로 일어날 변수에 불과하다. 안 원장이 독자적인 ‘본선 완주’를 고집한다면 ‘3자 구도’로 본선을 치러야 한다. 보수층의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박 후보의 상황을 고려하면 다자 구도는 ‘민주당 필패’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쉽사리 ‘대선 포기’를 선언하기도 어렵다. 그럴 경우 민주당은 지난해 경기도지사, 서울시장선거에 이어 대통령에까지 후보를 내지 못하는 ‘식물정당’이 될 공산이 높다. 당원들의 반발도 우려된다. 여기에다 후보를 내지 못하면 152억원의 국고 보조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당 와해’ 우려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민주당은 ‘가설정당’ 시나리오를 강조하고 있다. 안 원장 측이 합당을 전제한 정당(가설정당)을 만들어 민주당과 합당을 하면서 사실상의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는 시나리오다. 반면 안 원장 측은 이 같은 시나리오에 이렇다 할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만 애가 닳는 것이다.

범야권은 너무 일찍부터 된 ‘단일화 반감 효과’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는 누구도 쉬 예상하기 어려웠던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때문에 단기간 안에 지지율이 급반등하며 대선에서 승리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알려진 변수는 변수가 아니다. 기대는 하더라도 드러내놓고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은 대선 승리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집안 단속’도 과제다. 민주당 내에서 여전히 당의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는 의원들은 줄잡아 40여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일부가 안 원장이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에 안 원장 측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민주당은 마지막까지도 안 원장과의 단일화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정책연구원은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위한 정책 공약 분석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진다. 안 원장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분석, 민주당 정책과 안 원장의 정책을 비교 분석했다는 것이다. 민주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안 원장의 정책과 민주당 정책이 대체로 일치했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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