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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구라, 방송 한 칼에 접었던 이유 이제야 밝혔다
-손해보는 게 아까워서 시간 끌다가는 진짜로 망한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김구라는 10년 전에 했던 말이 삽시간에 퍼진 지난 4월 16일, 그 날 바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김구라는 이를 공중분해(?)됐다고 표현했다. 주위 사람들은 꼭 그래야 하냐며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 아내도 말렸고 소속사도 말렸지만 자신의 생각은 확고했다. 김구라는 당시의 생각을 오는 3일 출간될 에세이집 ‘독설 대신 진심으로’에 솔직하게 기술하고 있다.

김구라는 이 책에서 “옛날 말이 맞다. 나를 버려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뭐가 있어도 있다. 내가 가진 것을 안 놓으려고 발버둥치다가는 함께 간다”고 썼다.

김구라는 “집에 불이 났다고 가정해보자. 온 집안이 불바다가 되고 있는데, ‘아 안방에 있는 명품시계는 가지고 나와야지, 그거 결혼예물인데, 아 참 서랍장에 반지도 있잖아’ 이러고 있으면 아까운 재산들과 함께 타 죽는다. 내 한 몸이라도 건사하려면 나 이외에는 모든 걸 포기하고 나와야 한다. 재산이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모으면 되지만 내가 타 죽어버리면 그냥 끝이다”면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불이 소화기로 끄면 되는 불인지, 사그라질 불인지 판단해야 한다. 사그라질 거라는 희망만이 아니라 주위에 인화물질이 없거나 비가 오거나 하는 객관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아니다 싶으면 주저할 거 없이 깨끗이 포기해야 한다”고 재빠른 방송하차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김구라는 “문제의 발언은 논란이라고 말할 게 아니었다. 누가 들어도 100% 화가 날 말이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꾸역꾸역 용서받고 넘어가고 해서 겨우겨우 여기까지 왔다”면서 “만약 이런 일까지도 ‘시간이 지나면 누그러지지 않을’까’ 하고 버티기로 나가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나 자신을 빨리 버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요즘은 말 한마디가 퍼지는 속도가 거의 빛의 속도다. 이 쓰나미를 버틸 방법은 없다. 김구라가 잘나가는 방송 프로그램을 모두 포기하는 게 힘들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리려면 자신이 뭔가를 빨리 실행에 옮겨야 했다.

김구라는 “주위에서는 ‘공중파만 하차하고 케이블은 계속 하는 게 어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 얕은 수는 사람들에게 다 읽히고 욕만 더 먹는다. 따지고 보면 불 지른 사람은 나다. 손해보는 게 아까워서 시간 끌다가는 진짜로 망한다”고 적고 있다.

9월 방송 복귀설이 지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 책은 단순한 심경 고백에 그치지 않고 그동안 연예계에 많은 이야깃거리와 논란을 만들어 왔던 김구라라는 인물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직설적 이면서도 현실적인 화법이 그대로 활자로 옮겨져서 삶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고민에 대한 김구라 식의 해법을 찾아볼 수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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