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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보다 빨리” …삼성 시간을 지배한다
9월 출시 아이폰5에 갤S3 선제대응…아이패드미니에 앞서 갤노트2 獨서 공개
삼성 2분기점유율 37% 애플의 倍
5월 출시 갤S3 선점효과 톡톡

갤노트2도 아이패드미니보다 먼저
“애플보다 무조건 빨리간다” 의지



“왜 내것을 베꼈나.”(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본 잡스), “7인치 태블릿? 도착하자마자 사망할 것,”(삼성전자 갤럭시탭 7.0을 본 잡스), “잃어버리기나 하는 펜을 왜 쓰나, 손가락이 최고의 펜이다.”(갤럭시노트 출시 전 스타일러스펜을 비판한 잡스)

틈만 나면 삼성전자에 혹평을 퍼부었던 고(故)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 그는 공개적으로 삼성전자를 ‘카피캣’(모방자)이라고까지 비난하며 경쟁자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후발주자임에도 무서운 속도로 애플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삼성전자를 견제한 것이지만, 삼성전자의 ‘원죄’라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애플보다 늦게 출시한 점을 들 수 있다.

그랬던 삼성전자가 전략 제품을 애플보다 먼저 선보이며 이제는 애플을 후발주자로 밀어내고 있다. 일명 ‘시간을 지배하라’는 비즈니스계의 상식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던 삼성전자가 애플의 시간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32.6%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17%보다 배가량 올랐다. 반면 애플은 16.9%를 기록해 지난해 2분기(18.8%)보다 점유율이 내려갔다. 이 같은 차이는 삼성전자가 단순히 스마트폰을 많이 팔아서라기보다는 시간을 지배한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 기업에 오르며 애플을 역전할 당시 업계의 눈은 올해 맞붙을 갤럭시S3와 아이폰5로 향해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S3는 지난 5월 발표되며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배로 벌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한 반면 아이폰5는 다음달에야 공개될 예정이다.

잡스가 그토록 조롱했던 7인치 태블릿 카테고리의 소형 태블릿 아이패드미니도 비슷한 시기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역시 삼성전자가 한발 빨랐다. 30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세계가전박람회(IFA)에서 삼성전자는 5.5인치로 전작보다 화면을 키운 갤럭시노트2를 발표했다.

갤럭시노트는 출시 1년도 안 돼 텐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확실한 전략폰으로 자리매김했다. 갤럭시노트2는 전작의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하고 사양을 한 단계 올려 노트 바람 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아이패드미니보다 먼저 출시해 애플과의 시간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또 노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었다는 점을 이번 IFA를 통해 세계에 다시 각인시키며 혁신은 애플만의 소유가 아님을 알렸다. 여기에 통신기술과 광학기술을 결합해 3G 네트워크에서 촬영과 공유가 가능한 ‘갤럭시카메라’를 최초로 선보이며 삼성전자만이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영역도 창조했다.

이 같은 모습을 무덤에서 지켜본 잡스는 그럼에도 삼성전자를 조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쯤 되면 “우리는 대체 왜 이리 느려졌냐”며 분노를 내뱉진 않을까.

<정태일 기자>
/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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