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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 하마터면…” 부산지하철 화재 현명한 대응이 인재 막았다
[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대구지하철 참사의 기억이 또렷한 국민들이 베테랑 기관사의 현명한 판단으로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사건 현장은 27일 오후 2시 4분 부산 지하철 1호선 대티역 200m 인근. 캄캄한 지하철 선로를 달리던 전동차 8량중 두번째 객차 상단부에서 불꽃이 일었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전동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팬타그라프’. 지하철 선로 천장의 전력선과 차량을 연결하는 부품이다.

불꽃을 발견한 1161호 전동차 기관사 이세웅 씨는 순간적으로 상황을 판단했다. 전동차 화재를 막기 위해 차량운행을 정지시키고 어두운 철로를 통해 승객을 대피시킬 것인지, 아니면 다음역까지 남은 구간을 운행한 후에 안전하게 승객들을 대피시킬 것인지. 판단은 전적으로 기관사의 몫이었다.

일단 전동차가 대티역으로 진입과정에 들었기에 기관사 이 씨는 후자를 선택했다. 남은 거리가 짧고 어두운 선로를 통해 승객들을 대피시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피하기 위해서였다. 지하철 상황본부에 곧바로 화재상황을 알린 후, 전속력으로 다음역인 대티역으로 진입해 객차의 문을 열고 승객들의 대피를 도왔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대티역에서 27일 오후 2시10분경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트위터 @villegaskeh

불꽃은 이미 전동차 상단부를 뚫고 객실 내부로 옮겨 붙어 일부 좌석을 태우고 있었다. 화재로 인한 연기가 발생한 상황에서 승객들의 공포는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대구지하철 참사가 국민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남겨 놓았기 때문이었다. 지하철 역사를 빠져나와서야 비로소 승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날 화재는 발생 20분 만인 2시 24분께 완전히 진화됐으며, 연기를 마신 승객 김모(25)씨 등 42명이 인근 부산대, 동아대, 고신대 병원 등 부산지역 병원으로 후송되거나 치료를 받았고 김 씨를 제외한 승객들 대부분은 단순 연기흡입으로 중상자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소방관계자는 “지하 5층으로 구성된 대티역은 부산도시철도 역사 중 도시철도 3호선 만덕역 다음으로 깊은 지하역사로 불이 전동차 내부 등으로 번졌더라면 큰 인명피해로 번졌을 것”이라며, “다행히 발빠른 대응으로 큰 사고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교통공사는 사고 열차를 노포차량기지로 옮겨 정밀조사를 통해 정확한 장애 발생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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