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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테마株 들썩…묻지마 투자 주의보
대선후보 선출 본격화…테마주도 요동
써니전자 이달들어 93.6% 상승세
전문가들 거품 꺼지면 결국 제자리
개미들 맹목적 투자땐 낭패 볼수도


“주식 한방으로 잘나가는 직장인 연봉 두 배 벌었어요. 운만 좋으면 ‘테마주 투자’로 어마어마한 돈을 손에 쥘 수 있죠.”

회사원 A(32) 씨는 올 초 반도체 관련 부품 제조업체인 써니전자 주식을 1000만원어치 샀다. 유력 대선주자로 꼽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테마주로 엮이면서 이 회사의 수혜를 예상했기 때문. 이른바 ‘정치 테마주’를 추종하는 ‘묻지마 투자’. ‘촉’에 의지한 투자였지만 A 씨의 투자 성적은 벌써 2500%를 넘어섰다. 

▶정치 테마주 전성시대=27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테마주로 편입돼 있는 종목은 대략 700여개에 달한다. ‘테마주’란 새로운 사건이나 현상이 발생해 증권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일이 발생할 때 이런 현상에 따라 움직이는 종목군을 말한다. 

최근 각 정당들이 대선후보 선출을 본격화하면서 관련 테마주도 요동치고 있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가시화 기대감에 관련주로 분류된 써니전자가 8월 들어 93.6%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링네트도 19.9% 올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 테마주로 엮인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도 각각 62.2%, 59.8% 급등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관련주들 역시 상승세를 나타내며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고 있다.

당국이 “인위적인 주가 조종 행위가 포착되면 즉각 조치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지만 관련 종목들의 움직임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테마없는 테마주=그러나 정작 테마주들이 ‘테마’와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써니전자는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 이유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은 대주주의 남편이었던 이상호 우리들병원 이사장이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문 고문의 테마주가 됐다. 이 이사장이 지난 6월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 지분을 정리했지만 이들 종목은 아직도 ‘문재인 테마’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요동 친 한성엘컴텍도 계열사 중에 AGM마이닝이란 자원개발 회사를 보유, 금 관련주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 6일 한성엘컴텍은 자원개발 계열사 AGM마이닝 주식 전량을 알탄울에 2750만달러를 받고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 금 관련 재료가 사실상 소멸됐다.

삼성전자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양산계획을 밝히면서 코스닥 종목인 디지아이가 테마주로 묶여 출렁였다. 그러나 정작 회사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는 무관하다”며 “2006년 패터닝 기술을 취득한 것은 맞지만 현재 개발을 중단한 상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 ‘묻지마 테마주 투자’금물= ‘부나방’처럼 타오르는 테마주의 끝은 항상 정해져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인맥으로 엮여 부각됐던 기업의 주가는 지금은 대부분 망가진 상황”이라며 “일시적으로 테마주로 부각돼 주가가 오른다 해도 거품이 꺼지면 결국 실질적인 회사 가치로 수렴하며 제자리를 찾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승범 거래소 시장감시팀장도 “테마주 위주로 과열된 시장은 결국 외부적으로 우리 증시의 신뢰성을 떨어뜨려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저평가를 유발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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