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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첼로의 거장 마이스키, 그가 청담동 클럽에 간 까닭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청담동 클럽 무대 한 가운데 백발의 노인이 등장했다. 그는 바로 첼리스트 장한나의 스승이자 첼로의 거장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 그가 청담동 클럽 엘루이에 나타난 이유는 첼로 연주를 통해 관객에게 ‘클래식의 파격’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 클럽 문화와 클래식이 만나는 ‘옐로우 라운지’는 클래식에겐 무겁지 않음을, 클럽 문화엔 진지함을 가져다 준 신개념의 파티였다.

지난 23일 ‘마이스키 고즈 투 클럽(Maisky Goes To Club)’이란 제목으로 두 문화의 장벽을 무너뜨린 미샤 마이스키의 공연은 다른 어느 클래식 공연보다 뜨겁고 진지한 무대였다.

마이스키의 연주와 DJ 하임의 디제잉이 번갈아가며 만드는 무대는 비록 정체성은 모호했지만 분명 신선함은 있었다.

의자 하나, 마이크 하나가 놓여진 무대 주위에 손에손에 음료수, 맥주병을 든 사람들이 옹기종기 둘러 앉았다. 마이스키의 공연은 그 무대 위에서 시작됐다.

첫 라이브셋에서 격식을 차린 정장이 아닌 가벼운 재킷을 걸치고 나온 마이스키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1악장을 관객들에게 선사했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강렬한 비트가 가슴을 뛰게 해야 하는 클럽은 클래식 음악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마이스키의 두 번째 라이브셋을 기다리는 동안 DJ 하임의 라이브셋이 이어졌고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Libertango)’등을 믹싱과 함께 잔잔하게 귀를 자극하며 무대의 감초 역할을 했다.

마이스키는 이어진 두 번째 라이브셋에서 입었던 자켓을 벗은 채로 무대에 등장했고 그의 목에 걸린 커다랗고 치렁치렁한 금목걸이와 그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검은색 티셔츠가 눈에 띄었다.

그는 6개의 각기 다른 곡을 2곡씩 3개 섹션으로 피아노 연주와 함께 라이브셋을 구성했다. 알베니스(Albeniz)의 ‘탱고 에스파냐’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하바네라(Habanera)’를 연주한 그는 한국 가곡 ‘청산에 살리라’, 스페인 작곡가 마누엘 데 파야의 ‘사랑은 마술사’ 중 ‘불의 춤’ 등을 선보였다.

공연을 마친 그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무대를 빠져나갔고 짧았던 두 연주와 앵콜이 내심 아쉬웠던 사람들은 무대 위층에 마련된 우국원의 파인아트(Fine Art)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음료수를 들이키며 남은 밤을 보냈다.

지난 2004년 독일의 베를린에서 먼저 시작된 ‘옐로우 라운지’는 한국엔 5월 처음 상륙했고 기타리스트 밀로쉬(Milos Karadaglic)의 공연을 시작으로 이번이 두 번째다. 클래식 음악과 클럽 음악, VJ의 영상, 파인아트(Fine Art)등의 다양한 예술이 접목된 ‘옐로우 라운지’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복합예술 브랜드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옐로우 라운지’는 그 로고마저도 유명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의 디자인을 따르고 있다. 국내에서의 세 번째 ‘옐로우 라운지’는 내년 1월 있을 예정이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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