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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가을엔 ‘파도녀’ 되어볼까?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패션을 위한 패션’은 불편하다. 내 맘에는 들지 않는데, 남들이 입으니까 입을 수는 없다. 그런데 사람 눈이 참 이상하다. 처음 봤을 때는 별로였는데, 남들이 많이 입으니까 어느새 좋아 보인다. 지난여름부터 여성들에게 혼동을 많이 준 패션 아이템 중 하나는 파자마 바지인 듯싶다. “잠옷 입었냐” “할머니 ‘몸뻬’냐” 하더니 슬그머니 하나, 둘 입고 나타난다. 이유인즉, 정말 편하다는 것. 특히 활동량이 많은 10~20대를 중심으로 ‘몸뻬’ 패션이 대유행이다. 

한국 사람은 누구나 기억 속 한쪽에 ‘할머니의 몸뻬’가 있다. 그래서 국내에서 더욱 붐을 탔는지도 모르지만, 사실 ‘파마자 스타일’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전세계적으로 넉넉한 실루엣의 ‘오버사이즈’ 패션이 유행하는 것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해외 유명 컬렉션과 할리우드 스타들도 다양한 ‘파자마룩’ 을 선보이고 있다. 

▶ 파자마룩, 국내선 ‘몸뻬 패션’으로= ‘막입은 듯한’ 파자마 바지가 국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건 실제로 ‘몸뻬’ 덕분이다. 2~3년 전부터 걸그룹이 출연해 농사일을 거드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농활 패션’으로 주목받은 게 출발이다.

무대 위 화려한 화장과 의상으로 관능미를 뽐내는 걸그룹 멤버들이 밭일을 위해 실제 ‘몸뻬’를 입었기 때문인데, 물론 이때는 ‘멋’을 위한 게 아니었다. 그러더니 지난해 여름부터 10~20대 여성을 중심으로 화려한 꽃무늬의 펑퍼짐한 파자마 바지가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재미난 건 이미 지난 시즌부터 해외 컬렉션과 국내외 브랜드에서 ‘파자마 바지’를 내놓았고 제시카 알바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과감한 ‘파자마룩’을 선보였지만, 국내선 ‘몸뻬’로 더 잘 통했다는 점. 또 걸그룹의 ‘농활 패션’이 이슈가 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게다가 여름에는 몸에 감기지 않는 인견 소재로 출시되면서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각종 록 페스티벌에서도 파자마 바지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편안하고 시원한 파자마 바지와 밑단을 전부 밀어넣을 수 있는 넉넉한 레인부츠는 음악축제를 더욱 즐겁게 만드는 패션코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제아무리 국내외 패셔니스타들이 끊임없는 애정을 보이고, 거리까지 점령한 파자마 바지라고 해도, 여전히 “너 잠옷 입었니”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잘못 입으면 정말 할머니의 ‘몸뻬’ 같아 보이기 때문.

따라서 파자마 바지는 최대한 화려한 색상과 독특한 무늬가 그려진 것을 고르는 게 좋다. 멋모르고 ‘막입은 옷’이라는 이미지를 피하는 게 관건이다.

또 하의가 넉넉하기 때문에 상의는 가능한 한 몸매가 많이 드러나게 연출하는 게 좋다. 몸에 꼭 맞는 셔츠나 재킷을 입고, 하이힐과 클러치백(손가방)을 매치하면 출근 복장으로도 손색없다. 캐주얼한 느낌을 원하면 넉넉하지만 짧은 티셔츠에 납작한 플랫 샌들을 신는다.

▶슈트보다 편안하고, 드레스보다 고혹적이다=국내 패셔니스타들이 주도한 ‘몸뻬’ 패션은 실은 ‘소심한’ 파자마룩이다. 지난봄부터 올가을까지 해외 유명 컬렉션에서 대거 선보인 파자마 스타일은 슈트까지 넘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스텔라 매카트니이다. 그녀는 셔츠와 바지, 재킷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파자마 슈트의 정석을 보여줬다. 여기에, 잔잔한 문양과 하늘거리는 소재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더했다.

3.1 필립 림에서는 화려한 무늬와 점프슈트 디자인으로 파자마룩을 발랄하게 연출했다. 특히 깃 부분은 흰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개성 있는 스타일을 완성했다.

국내서 유행한 파자마 바지는 대부분 꽃무늬였지만, 런웨이 위 슈트는 도형부터 물방울까지 다양하다. 격식을 갖춘 자리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을 만큼 세련되고, 딱딱한 슈트보다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멋도 있다.

파자마 패션은 풍성한 볼륨감 덕에 때로 드레스보다 고혹적인 매력을 풍긴다. 에밀리오 푸치의 파자마룩은 금색과 파랑색이 조화를 이루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바깥주머니 디자인과 허리를 묶는 셔츠 연출이 잠옷을 연상케 하는 ‘진정한’ 파자마 스타일이다. 여기에 금색 체인의 작은 가방으로 마무리해 전체 스타일에 균형을 맞췄다.

또 올 가을ㆍ겨울 컬렉션에서 선보인 파자마룩에서는 지난 시즌부터 계속되고 있는 품이 넉넉한 ‘오버사이즈’ 경향이 엿보이는데, 벨벳재킷이나 풍성한 롱코트들을 덧입어 감각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pdm@heraldcorp.com 

사진=에밀리오 푸치ㆍ스텔라 맥카트니ㆍ3.1 필립 림ㆍ쥬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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