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무역보험기금’ 대기업 쏠림 심화… “정부가 수출양극화 부추긴 셈”
작년 대기업에만 90% 지원
中企 직접지원 사실상 정체



우리나라 기업들의 신흥시장 등에 대한 수출지원을 위해 정부가 운용하는 무역보험기금이 지난해 대부분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구조가 지나치게 대기업 중심으로 쏠려 중소기업과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결과적으로 정부가 이를 더 부추긴 셈이 됐다는 지적과 함께 기금 운용의 불공정 실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문위원실이 공개한 2011회계연도 결산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기업규모별 무역보험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 대기업에 90% 지원됐다. 중소기업에 지급된 기금의 규모는 10%(직접지원 기준)에 그쳤다. 다만 대기업의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지렛대로 수출하는 기업을 포함시킬 때(간접지원 기준) 중소기업의 지원 비중은 43%로 올라간다. 기금 규모로 볼 때 1년간 대기업은 총 1574억달러(USD 기준, 약 178조원)를 지원받았고 중소기업은 169억달러(19조원) 수준이었다. 

대기업이 정부의 무역보험기금 지원을 독차지하는 현상은 해가 거듭될수록 심화되고 있다. 2007년만 해도 대기업이 기금의 84%를 차지했지만 2008년 86%, 2009년 88%로 비중이 점차 높아지더니 지난해부터는 90% 수준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 받는 기금액의 규모는 축소되고 있다. 기금의 지급빈도 기준으로 봤을 때도 지난해 대기업은 총 53만5600건(74%)의 지원을 받아 18만5626건(26%ㆍ간접지원 기준은 55%)의 중소기업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연도별로 분석해보면 대기업의 지원 빈도(2007년 79%, 2008년 78%, 2009년 77%, 2010년 74%)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중소기업(2007년 21%, 2008년 22%, 2009년 23% 2010년 26%)은 늘고 있음에도 실질 지원액은 역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유럽발 재정위기 등 대외경제 불안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중소기업의 수주가 감소하고 있고, 기금 건전성 제고를 위한 리스크 강화로 인해 중소기업의 직접 지원 실적이 정체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회 지경위 소속 김호성 수석전문위원은 “우리나라가 수출에서 심각한 양극화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무역보험기금이 현재 시행 중인 중소기업 우대지원제도를 보다 활성화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지원 비중을 확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지원을 위한 노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