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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철왕' 제작 논란…대선 앞두고 박정희 미화ㆍ박근혜 띄우기?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철강왕’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전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 ‘강철왕’이 제작 논란에 휩싸였다. 대선을 앞두고 사상 첫 여성 대통령 후보로 나선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부친인 박정희 정권을 미화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KBS 새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권 후보의 아버지를 미화하는 ‘강철왕’을 KBS에서 제작·편성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태준 회장의 일대기를 담은 ‘강철왕’은 KBS를 통해 내년 1월부터 70분간 주 2회 편성될 예정이다. 드라마의 세트장 건설이 지난 13일 포항시에서 시작, ‘강철왕’은 본격적인 제작의 닻을 올렸다. 포항시와 경북도가 각각 10억원씩 20억원의 사업비를 협찬하고 포스코가 전반적인 제작을 지원하는 이번 드라마는 오는 11월15일을 세트장 완공 목표일로 잡고 있다. 이르면 11월 중순께 드라마의 촬영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새노조가 드라마에서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박태준 회장의 일대기’가 아닌, 드라마의 소재가 된 시대적 배경이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기라는 데에 있다. 이미 드라마 초고를 접한 드라마 간부들 다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미화가 지나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으며, 새노조 역시 “‘강철왕’은 드라마 성격상 필연적으로 박정희에 대한 개인적 미화를 피해가기 어렵다”고 동의했다. 이는 곧 “유력 대권후보인 박근혜에 대한 KBS의 적극적 구애의 시작”이라는 노골적인 지적이다.

물론 드라마의 편성은 1월로 예정돼있지만, 새노조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제작에 한창인 이 드라마는 박 후보에게 최고의 선거운동 수단이 될 것”이라며 대권 경쟁에 미칠 영향력을 우려했다. 결국 KBS는 ‘강철왕’의 방영으로 인해 “창사 이래 최고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다.

때문에 새노조는 이번 ‘강철왕’ 제작 사례를 ‘이승만 다큐’와 비교하며 “시민사회와 사내의 온갖 반대를 무릎 쓰고 제작을 강행한 ‘이승만 다큐’는 이승만의 과는 덮고 공은 부풀리는 방식으로 내용이 구성돼 KBS의 신뢰도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강철왕’도 ‘이승만 다큐’와 똑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KBS는 지난해 광복절에 맞춰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5부작 특집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가 ‘독재자를 미화한 다큐’라는 항일독립운동기념 단체와 전국언론노조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편성이 미뤄진 ‘이승만 다큐’는 재검토 과정을 거쳐 예정보다 한달 늦게 전파를 탔다.

새노조는 이를 지적하며 “유신독재 찬양, 박근혜 띄우기로 매도당할 것이 뻔한 ‘강철왕’은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선거인단 투표(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20%)에서 전체 유효투표의 84%인 8만6589표를 얻는 압도적 1위로 12월19일 18대 대통령선거에 나설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됐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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