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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 대기자의 파워부동산> 부동산 ‘사는’〈Buy〉시대 가고…‘사는’〈Live〉시대 온다
장기침체 영향 ‘투기’ 개념서 ‘이용’‘거주’로 변화
전세계 부동산 버블 4년주기…내년께 회복 가능성
‘자연’ 이용가치 확대…농지보다 산지가치 더 커질듯


부동산에서 ‘투자’의 개념이 점차 줄어들면서 ‘이용’ ‘거주’의 개념이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60년대 개발시대 이래 지하경제의 핵심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온 부동산 투기가 소멸되어 간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른바 선진 시장화돼 가면서 과부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등 부작용이 사라지고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4년 동안 장기침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 1차적 요인이 있다. 남지 않는 투자, 레버리지 투자가 골치라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부동산 보유 기피현상을 낳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소가구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등 부동산시장 구조변화 역시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수요가 한계에 달해 더 이상 프리미엄을 얻기 힘들다는 생각이 시장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향후 베이비 부머들의 현역 은퇴가 잇따르고 성숙된 경제구조로 발전해 갈수록 부동산으로 불로 소득을 얻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도 집값이 한 해 최고 40%를 오르내린 경우가 있었지만 틈새 불로소득이 문제가 된 적은 별로 없다. 세제 등 각종 시스템이 안정돼 편법 불로소득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본다면 부동산 시장의 선진화와 시장변화는 대세이며 향후 빠르게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부동산‘ 투자’의 개념이 점차 줄어들면서‘ 이용’‘ 거주’의 개념이 확대되는 추세다. 향후 베이비 부머들의 현역 은퇴가 잇따르고 성숙된 경제구조로 발전해 갈수록 부동산으로 불로 소득을 얻기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의 불꺼진 미분양 아파트 전경.                                                                                                                                                           [헤럴드경제 DB]

▶시장 붕괴 후 4년 정도 지나야 회복=IMF가 홍콩 등 세계 각국의 부동산 버블상황을 비교 분석한 자료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불황 상황이 4년째 계속되면서 브레이크 없이 미끄러지는 하락 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상황을 종합 분석한 결과, 평균적인 실질 가격 하락률이 27.3%, 하락기간은 16분기(4년)에 달했다. 이를 우리의 상황에 대입시켜 보면 지난 2009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까지는 시장이 회복되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 각국의 버블 붕괴 정도나 경제시스템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우리의 경우에 단순 대입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글로벌화되고 있는 각국의 평균치라는 시각에서 보면 나름대로 의미가 없지않다.

더구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세계 경제에 영향을 많이 받는 무역국가라는 점에서 보면 회복이 다소 더딜 수 있다. 또 회복된다 해도 과거와 같은 급등세를 보이기 힘들다. 저성장에 따른 부동산 구매력 약화와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심리적 영향, 베이비 부머 은퇴 등이 영향을 미쳐 부동산으로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낮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 부동산 자산의 매각 바람이 강하게 분다면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 고리에 진입, 시장 회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입주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프리미엄 상태인 현실을 딛고 선뜻 투자에 나설 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유로존 재정적자를 비롯해 미국의 경제회복 지연,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시장이 움직이기 힘든 구조다.

▶향후 트렌드, 투자에서 이용 중심으로=그렇다면 침체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매입 트렌드는 어떻게 변 할 것인가.

갈 길을 잃은 투자자들은 우선 수익성 부동산에 집착한다. 지난해 이후 오피스텔과 도시형부동산 임대투자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시장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집은 없어도 월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임대 투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소가구화 현상이 대세이고 전월세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당연한 귀결이다. 일부 상가투자나 다가구 단독 투자 등으로 수익을 보전하려는 수요층도 만만치 않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단독을 다가구 등으로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가는 트렌드일 수밖에 없다. 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물론 연 3만가구씩 지어대는 오피스텔을 모두 수용할 정도로 임대수요가 급증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수익성 부동산 투자 역시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미 수익률 2~3%대 임대사업의 실효성에 강하게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량으로 신규 공급된 외곽지를 중심으로 공실률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부동산시장의 매입패턴을 임대 우선 투자와 함께 이용자 편의로 전환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투자 프리미엄보다 스스로의 이용가치에서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도시 주변의 소규모 전원형 주택 수요가 서서히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년의 여유로움을 찾는 거주, 이를 위한 소규모 전원 토지 매입 등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더구나 매입의 주도세력인 베이비 부머들의 자산보유 패턴이 유동화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이 같은 트렌드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에 비해 토지는 여전히 낙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매물만 무성하다.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고 거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거래가격이 적용되면서 매도자는 물어야 할 양도세금이 많고 매수자는 떨어지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토지 역시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자연과 함께 살고자 하는 이용가치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면서 평야지대 논보다 산골의 산지가치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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