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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독도 세리머니
축구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기쁨을 표현하는 행위나 동작을 골 세리머니라고 한다. 동물처럼 포효하거나, 그라운드에 슬라이딩을 하고, 덤블링을 하면서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리기도 한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베베토가 동료 호마리우 및 마징요와 아이를 안고 어르는 세리머니는 최고 명장면 중 하나다. 한국이 4강에 진출했던 2002 한ㆍ일 월드컵 당시 반지에 입을 맞춘 안정환, 달려드는 동료들을 피해 히딩크 감독의 품으로 뛰어든 박지성도 명장면을 연출했고, 미국과의 경기에서 오심 판정으로 물의를 빚었던 쇼트트랙 경기 모습을 연출한 것도 잊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과도한 골 세리머니로 관중을 자극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상대편의 약을 올리거나 멸시하는 행위, 주변의 담장에 올라가는 행위, 상의를 벗거나 상의로 얼굴을 가리는 행위, 가면이나 유사한 물건으로 얼굴이나 머리를 가리는 행위도 금지사항이다. 정치적인 것을 포함해 메시지를 적거나 상품의 로고가 드러나는 셔츠를 내보이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199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로비 파울러는 항만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는 셔츠를 내보여 6만파운드의 벌금을 물었고, 2004년 브라질 보카주니어스의 카를로스 테베스는 숙적 리버플레이트와의 경기에서 닭을 흉내내는 세리머니로 상대편을 조롱해 퇴장당하기도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경기장을 뛰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그것을 본 국민들은 인상적인 세리머니로 오래 기억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해준 선임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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