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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대출금리 내렸지만…실질 이자부담 되레 증가
명목금리보다 물가 더 내려가
은행권이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들의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앞다퉈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물가 변동폭을 뺀 가계의 실질 이자부담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수치다. 물가 변동에 따른 실제 돈 가치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실질금리가 증가하면 결국 물가를 고려한 이자 부담은 커진다.

1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의 금리 평균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연 3.34%를 기록했다. 그동안 제자리를 맴돌다 ‘금리조작 논란’ 이후 뚝 떨어졌다.

그러나 물가는 더 내려갔다. 7월 물가상승률은 1.5%(전년동기대비)로 12년만에 최저였다. 7월 CD 금리에 물가변동분 1.5%를 빼면 실질금리는 연 1.84%가 된다. 올해 1월 CD 실질금리가 0.15%였으니 그만큼 대출자는 이자 부담이 더 커진 것이다.

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COFIX)도 마찬가지다.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62%를 기록했다. 이달 물가상승률 2.2%를 빼면 실질금리는 1.42%다. 2010년 1월 지수 도입 이후 최고치다. 잔액기준 코픽스의 실질금리도 1.70%로 역대 최대다.

문제는 은행 대출 대부분이 CD금리와 코픽스에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분기 은행권 전체 대출 1079조원 가운데 686조원이 변동금리 대출이다. 이중 CD 연동 대출이 324조원, 코픽스 연동 대출이 154조원을 차지한다.

가계대출은 더 심각하다. 5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642조원 가운데 고정금리는 6.7%인 43조원에 불과하다. 가계대출의 93.3%는 CD나 코픽스와 같이 특정금리에 묶여있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잔액의 50%가량이 CD 금리에, 20% 이상이 코픽스에 연동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금리의 실질금리가 올라간 만큼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가계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전문연구위원은 “물가를 뺀 실질금리가 올라가면 그만큼 대출자의 실질이자 부담도 증가하는 셈”이라며 “가계부채의 악화와 함께 기업대출도 줄어 투자심리 위축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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