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아시안게임 후 기량 급성장
후프서 28.075점…시즌 최고점수
‘체조여왕’ 카나에바와 0.025점차

공 연기 마지막 실수 아쉬움 불구
중간합계 55.900점으로 전체4위
오늘 곤봉·리본종목…“톱10 자신”


‘요정’ 손연재(18ㆍ세종고)가 드디어 훨훨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이후 더욱 기량이 성장한 손연재가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 무난히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손연재는 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예선 첫 경기 후프와 볼 종목에서 각각 28.075점, 27.825점을 받아 중간 합계 55.900점을 기록했다. 24명의 참가 선수 중 전체 4위를 달리며, 결선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리듬체조 예선은 이틀 동안 펼쳐지며 후프, 볼, 곤봉, 리본 4개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 상위 10명에게 결선행 티켓을 준다. 곤봉과 리본 예선은 10일 오후 8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손연재는 올해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시리즈에 다섯 차례나 출전하며 실전 감각과 자신감을 길렀고, 예선 첫날 후프 경기에서는 시즌 최고 점수를 냈다. 또 여세를 몰아 볼에서도 27점 후반대의 높은 점수를 받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보라빛 체조복을 입은 손연재는 첫 번째 경기로 후프종목에 참가했고, 첫 올림픽 출전인데도 당찬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과감하면서도 우아한 몸짓은 1만2500여명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손연재는 후프에서 기술 난도 9.500점짜리 고난도 동작을 연기했고, 예술점수(9.35점)와 실시(연기)점수(9.225점)를 합쳐 28점을 넘겼다. 리듬체조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에바(러시아ㆍ28.100점)에 불과 0.025점이 모자란 점수였다. 이후 분홍색 의상으로 갈아입은 손연재는 후프와 마찬가지로 볼 종목에서도 매끄러운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마무리에서 공을 놓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손연재는 경기 후 “많이 떨렸는데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와 기쁘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또 “결선에 오르는 게 1차 목표”라며 “반드시 ‘톱 10’을 이뤄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 종목을 호성적으로 시작한 손연재가 10일 곤봉과 리본에서도 각각 27점 이상의 점수를 낸다면, 한국 선수 최초로 리듬체조 올림픽 결선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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