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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끌수록 손해…소형주택 확대 대세
가락시영 소형비율 30% 전격수용 배경은
서울시 소형주택 확대 권고
조합 8개월 줄다리기끝 수용
개포지구 등도 ‘30% 룰’ 합의
부동산 침체 중대형 수요급감
실수요위주 소형 인기도 한몫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가 서울시의 소형주택 확대 권고를 전격 수용해 소형주택 비율을 30%로 상향 조정한 것은 사업의 조속한 진행이 결국 조합원들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와 소형주택 비율을 두고 힘겨루기를 해봐야 결코 득이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앞서 가락시영재건축조합은 지난해 12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소형주택을 25% 이상 확보할 것’을 조건으로 삼아 안건을 통과된 점을 감안해 지난 1월 소형주택 비율 25%를 담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결과(수정 가결) 통보에 따른 조치 계획’ 문서를 송파구청에 접수시키고 시에 고시를 요청했었다.

하지만, 시는 도계위 통과 뒤 6개월이 흐른 지난 6월에야 ‘소형주택 비율의 추가 상향조정 권고’ 의견을 보내왔고, 조합은 당장 강하게 반발했다. 조합은 “당초 25% 이상을 조건으로 안건이 통과됐는데, 추가로 소형주택을 확보하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서울시의 이런 오락가락 행정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 속에 8개월간 시와 조합간의 오랜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후 주변 여건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시의 소형주택 30% 비율을 수용하며, 소형주택 30%룰이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했기 때문. 더구나 최근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원들의 선이주가 시작되면서 사업의 조속한 진행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해졌다.
 
소형주택 확대를 두고 시와 힘겨루기를 펼치던 가락시영재건축조합이 시의 소형주택 확대 권고를 전격 수용해 30% 소형주택 비율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주 께 8개월째 지연되던 시의 결정고시가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은 가락시영아파트 전경.

조합은 결국 최근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지문을 통해 “재건축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서울시의 검토 의견에 대해 소형주택을 늘리는 계획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결과물이 이번에 결정고시가 이뤄지는 소형주택 비율 30% 확대다.

아울러 최근 주택 경기가 급랭하면서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도 재건축 조합의 과감한 판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수요가 부족해 미분양 가능성이 큰 중대형 아파트를 소형 아파트로 전환시키면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시의 요구에도 부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결정고시가 이뤄지는 주택 공급 비율은 39㎡(이하 전용면적)1473가구, 49㎡ 601가구, 59㎡800가구, 85㎡ 5140가구, 99㎡ 600가구, 111㎡ 800가구, 136㎡ 140가구, 158㎡ 24가구로 총 9578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주택 비율이 2874가구로 정확히 30%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조합이 소형주택 비율 25%를 반영해 송파구에 제출한 안건에서는 전용 60㎡ 이하의 소형주택은 2292가구였다. 당시 4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는 1224가구. 결국, 변경 작업을 통해 소형주택은 582가구 늘어난 반면, 중대형 주택은 260가구 감소했다.

동시에 선호도가 높은 전용 85㎡도 당초 4838가구에서 5140가구로 늘렸다. 자연스럽게 분양 경쟁력이 커지게 된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오락가락 주택행정이 양측의 갈등을 야기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조합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은 셈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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