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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민 스님, 손연재에 “태극마크 단 순간 이미 자랑스러워”
[헤럴드경제=박혜림 인턴기자]2012 런던올림픽 리듬체조에 출전해 살얼음 같은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손연재(18ㆍ세종고) 선수에게 ‘영혼의 멘토’ 혜민(39) 스님이 격려의 말을 전했다.

8일 한 매체에 따르면 혜민 스님은 최근 영국에서 훈련 중인 손연재 선수에게 자신의 저서를 선물했다. 책에는 손수 적은 응원의 글도 담겨 있었다.

혜민 스님과 손 선수의 이 특별한 인연은 지난 4월 손 선수가 혜민 스님의 말을 자신의 트위터에 옮기면서 시작됐다.

손 선수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게 더 잘하라”, “시련의 크기만큼 우리의 마음은 단단해지고 지혜로워지며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의 입장도 이해하는 마음이 생긴다” 등 평소 고민하던 문제와 관련, 혜민 스님이 내려주는 명쾌한 해답에 공감하며 위안으로 삼았다.

이에 혜민 스님은 경기에 앞서 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손 선수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

책을 받은 손 선수는 혜민 스님에게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올림픽 무대다.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데 실수가 나올까봐 자꾸 걱정된다”며 초조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자 혜민 스님은 “나도 수천 명의 청중 앞에서 강연을 하면 떨릴 때가 있다. ‘잘해야지’하고 의식을 나에게만 집중하면 십중팔구 긴장이 된다. 대신 나를 잠시 잊고 청중들의 얼굴을 보며 그들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편안해진다”고 조언했다.
사진=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는 이어 “물론 손 선수가 처한 상황은 다를 수 있다”고 운을 띄우며 “그래도 잘해야 한다는 당위에서 조금은 벗어났으면 한다. ‘모두 나를 보기 위해 온 관중이다’ 생각하면서 그들과 함께 무대를 즐겼으면 한다”고 따뜻한 말을 건넸다.

“떨릴 땐 혼자 있지 말고 친구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면 훨씬 편해질 것”이라며 아직 어린 손 선수의 눈높이에 맞춘 충고도 잊지 않았다.

손 선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지 않는 불안과 긴장에 “올림픽에 대한 부담은 떨치기 쉽지 않다. 메달을 기대하는 분들도 많다. 후배들을 위해 내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혜민 스님은 “태극마크를 단 순간, 무대에 오른 순간 이미 자랑스럽다. 충분히 자신의 무대를 즐길 자격이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으니 자신이 한 노력을 믿고 맡겨라”며 다시금 손 선수를 다독였다.

또 “배가 앞으로 가려면 파도가 치기 마련이다. 그 물결이 무섭다고 배가 멈춰버리면 안된다. 어깨의 짐을 내리고 누가 뭐라든 스스로의 길을 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선수는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8시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리듬체조 여자 개인 종합 예선전을 치를 예정이며 현재 그리니치 아카데미에서 몸을 풀며 다가올 경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ne1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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