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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중 “‘닥터진’, 배우로서 욕심을 갖게 해준 작품”(인터뷰)
JYJ의 김재중이 배우로서 발걸음을 성큼 내딛었다. 그는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에서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한 여인만을 사랑하는 남자, 서출이라는 출신 때문에 인정을 받지 못하는 아들, 벗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달라 서로 칼을 겨눠야만 했던 남자, 김경탁 역을 맡아 상황과 감정변화에 따라 자유자재로 오가며 호연을 펼쳤다. 그는 ‘닥터진’을 통해 배우라는 타이틀에 대해 조금 더 당당해질 수 있었다.

마지막 촬영까지 모두 마친 김재중과 본지는 지난 8월 5일 강남 모처에서 만나 열정가득한 연기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만큼은 김재중에게 가수보다 배우라는 명함이 더 어울렸다.
최종회 한 회만을 남겨둔 ‘닥터진’, 3개월 동안 김재중이라는 모습을 버리고 김경탁으로 살았다. 마지막 촬영을 마쳤지만 그는 애정을 가졌던 만큼 김경탁이라는 인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시원섭섭해요. 3개월 동안 같은 패턴으로 일하다 보니 아직 끝난 것 같지가 않고 다시 촬영하러 나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올해 여름은 폭염에 지독히 시달렸다. 김재중은 이 때문에 태양이 쨍쨍하게 비추는 하늘 아래 사극 복장으로 그 어느 촬영보다 힘들었다고 한다.

“올해 여름 날씨가 정말 많이 더워서 촬영이 힘들었어요. 의상자체도 너무 답답하고 바람도 잘 통하지 않고요. 함께 촬영했던 선배님들도 ‘지금까지 찍었던 작품 중 제일 힘들었던 작품’이라고 입을 모으시더라고요. 연기자 분들을 비롯해 스태프 분들 모두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어요.”

김재중은 김경탁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가수 출신 배우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연기논란’. 하지만 김재중과는 상관없는 단어였다. 카리스마, 순정, 슬픔, 애절함, 절제. 모든 감정 연기에서 그는 합격점을 받았고 그의 연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날개를 단 듯 절정을 향해갔다.

“경탁이 캐릭터는 자연스레 물이 흘러 가듯이 감정을 많이 드러내면 안되는 캐릭터였는데 저도 사람이다 보니 극 중 상황에 몰입이 되면 절제가 잘 안되더라고요. 경탁이는 자신의 때문에 상처받는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의 행동, 상황 때문에 힘들어지는 인물이라 스토리가 극에 달할수록 경탁의 솔직한 모습이 많이 보여졌던 것 같아요. 솔직히 스스로도 경탁이 캐릭터에 공감을 많이 하기도 했고요.”

“‘닥터진’ 속에 워낙에 연기를 잘하는 선배님들이 많아서 그 분들의 호흡에 잘 따라가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게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김재중은 앞서 일본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 미안해’ 국내 드라마 SBS ‘보스를 지켜라’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의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사극은 처음이다. 게다가 ‘닥터진’은 일본동명의 만화를 국내화 시킨 작품이지만 김경탁은 허구 속 인물이다. 첫 사극도전, 인물의 캐릭터를 창조해야했던 그는 촬영 전,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부담감이 사로잡혀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그는 ‘닥터진’을 선택했다.

“촬영 전 무서울 정도로 부담감이 들었어요. 첫 사극이다보니 사람들이 혹여나 안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하고요. 승헌이 형이 한 사극을 피하신 이유가 내공을 쌓고 해보고 도전해보고 싶었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배우들도 사극을 어려워하는데 하물며 드라마도 두 번 밖에 출연한 적이 없고 노래를 부르던 제가 사극, 그리고 ‘닥터진’ 속 없던 허구의 인물을 연기해야 하니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그래도 이 과정 속에서 제가 많이 배우고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도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고요.”

“또 이 작품을 해야겠다고 선택한 이유는 연기를 시작한 사람으로서 노래하는 JYJ의 김재중의 모습, 이미지를 배재시키는데 사극이라는 장르가 적절하고 좋을 것 같았어요. 작품 자체도 매우 흥미로웠고요.”

김재중은 지난달 ‘닥터진’ 현장공개 당시, JYJ 멤버 중 자신이 가장 연기를 못한다고 고백한 바 있다. 최종회를 앞두고 있는 지금도 그의 생각은 마찬가지일까.

“연기는 ‘잘한다’, 혹은 ‘못한다’라고 딱 구분지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아직 새로 도전해야 하는 장르와 캐릭터가 많이 남아있고 유천이와 저는 외모에서부터 풍기는 이미지, 매력이 너무 다르잖아요. 유천이는 유천이만의 매력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연기가 있을 것이고 저도 제 장점을 살려서 보여드릴 수 있는 연기가 있어서 순위를 매기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까지 그가 맡아왔던 캐릭터는 유독 사랑에 실패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의 실감나는 애절한 연기에 시청자들은 공감을 하기도 하고 눈물도 흘렸다. 그에게 ‘왜 하나같이 슬픈 운명의 인물을 연기하느냐’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한 번도 똑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다’였다.

“한 시각으로 보자면 자기 맡은 역할들이 하나 같이 애잔한 느낌을 주기는 해도 각 캐릭터마다 상황, 마음가짐 등이 모두 달랐어요. 그래서 저는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중 가장 애절하고 가슴 아팠던 캐릭터는 경탁이었던 것 같네요.”

일본에서도 배우로서 신고식을 마친 김재중. 일본 드라마와 국내 드라마 시스템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촬영하는 시스템 자체가 상당히 달라요. 가장 큰 차이점은 일본 은 일주일에 한 회만 나가니까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죠. 반면에 한국은 여유는 없지만 극에 몰입할 수 있는 집중도는 확실히 높은 것 같아요.”

그는 ‘닥터진’에 임하면서 배우로서의 매력에 대해 다시 한 번 눈을 떳다고 고백했다. 물론 무대 위에서의 김재중과 브라운관 속의 김재중. 분명히 차이가 있다. 그가 생각하는 각 분야의 매력을 설명했다.

“가수를 할 때는 매 앨범마다 새로운 콘셉트, 주어진 음악으로 최대한 꾸며져 있는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잖아요. 이번에 느낀 것인데 배우는 꾸며진 모습을 버리고 캐릭터에 집중을 했을 때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가수는 무대에서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는 것이고 연기는 감정을 전달해야 하니까 두 분야의 직업이 확실한 차이가 있어요.”

극중 김재중은 유독 김응수, 진이한과 함께하는 장면이 많았다. 녹록치 않은 연기력으로 연기할 때마다 시청자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김응수와 함께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김응수 선배님은 상대 배우에 대한 연기를 존중해주시는 스타일이라서 현장에서 조언을 잘 안해주세요. 하지만 함께 촬영 할 때 상대 배우가 더 잘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주시는 등 호흡으로 가르쳐주시는 게 많죠.”

“진이한 형이랑 같이 촬영하는 장면도 많았죠. 형과는 항상 호흡이 좋아요. 피곤해서 대사를 맞출 시간이 없어도 대화를 자주 나눠요.”

올해 김재중은 스물일곱이다. 일반인이라면 한창 연애를 하고 이별을 하고 사랑을 할 나이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직업 때문에 연애를 하는 데 있어서 조금의 고충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연애사실을 당당하게 고백하고 드러내며 데이트를 하는 연예인들이 많아졌다.

“제가 공개연애를 하면 많은 팬 분들이 상처를 입으실 것 같아요. 20대 때 연애를 하게 된다면 공개는 안할 것 같아요. 30대 때라면 생각을 다시 해볼 것 같긴해요.”

이어 그는 지난 인터뷰 때 멤버 박유천이 공개연애를 하고 싶다는 발언에 대해 한 마디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천이가 공개연애요? 제가 알고 있는 그 친구 성격으로는 절대 공개연애 못할걸요?.(웃음)”

평소 JYJ 멤버들은 트위터를 통해 함께 있는 사진이나, 문자 메시지, 멘션 등을 통해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촬영이 너무 고되서 멤버들 목소리가 듣고싶더라고요. 그래서 전화를 했는데 준수, 유천이 모두 안받더라고요. 그래도 준수는 그 전에 통화를 했기 때문에 위안을 삼았는데 유천이는 문자까지 했는데 답장도 없더라고요. 결국에 제가 유환이한테 전화해서 ‘너네 형 잘지내냐’고 물어봤어요. 몇일 뒤에 만나서 유천이가 ‘형 이틀 전에 전화했었네’ 그러더라고요. 하하 ”


현재 2012 런던 올림픽이 개최돼 온 국민이 하나가 된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김재중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고 있는 박태환 선수를 자신의 일처럼 응원하고 격려했다.

“촬영 중에도 펜싱, 양궁, 사격, 수영, 축구 등 올림픽 경기 많이 챙겨봤어요. 개인적으로 태환이와 친분이 있어서 문자도 넣고 응원 열심히 했는데 실격 처리를 당하는 것을 보고 너무 답답해서 제가 직접 영국으로 달려가고싶었어요. 4년 전부터 태환이가 이번 올림픽 잘해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기도 했고 연락하면 항상 훈련장이었거든요. 태환이가 이번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더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실격처리가 정정되서 다행이었죠.”

‘닥터진’은 초반 동시간대 방송을 하는 ‘신사의 품격’과 시청률 경쟁을 벌이며 선전했다. 하지만 극의 흐름이 진행될수록 상대작품이 높은 시청률을 나타내며 ‘닥터진’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어요. 젊은 나이대 분들은 ‘신사의 품격’에 더욱 흥미를 느끼실 것 같아요. ‘닥터진’이라는 드라마 자체가 꾸준히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뿐더러 캐릭터마다의 사정과 상황이 많고 다르기 때문에 보시는 어렵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마지막으로 ‘닥터진’에 대한 애정과 목표하는 것들을 드러냈다.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바란다는 김재중은 팬들을 위한 공약까지 내걸었다.

“신인상은 조금 욕심이 나요. 한 번 밖에 못받는 상이니까 받고 싶어요. 제가 만약에 신인상을 받는다면 두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땡큐’라고 할게요.”

“내가 앞으로 연기를 해야되겠구나라고 다짐을 다져준 작품이에요. 또 연기할 때 나를 버릴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새로운 작품에 도전을 해도 되겠구나’라고 용기를 가져다주기도 했고요.”

항상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서 연기하고 싶다는 김재중. 그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들로 안전한 길을 가기보다는 기존에 보여주지 않은 모습들로 대중을 만나고 싶어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모험, 실험 등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행동이 빠른 성장에 무엇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영리한 배우였다. 앞으로 그가 흰 캔버스 위에 채워나갈 그림이 사뭇 기대된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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