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박희열ㆍ고상지ㆍ손형오씨가 말하는 내 삶의 동력은
박희열(30) 페이퍼토이 모모트 대표 , 고상지(29) 반도네온 연주가, 손형오(38) 커스텀멜로우 실장. 학력, 편견, 가족의 기대 등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걸어온 ‘용자(勇子)들’이다. 끓는 피로 이상(理想)을 따르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청춘들이 또 다른 청춘들을 만난다. 문화강연기업 마이크임팩트가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엿새 동안 서울 종로 엠스퀘어에서 여는 도심속 강연 파티 ‘메디치 프라이빗’에서다.

▶“어릴 땐 제가 모자란 아이인 줄 알았어요”,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박희열=프랑켄슈타인, 원더우먼 등 마블코믹스의 히어로부터 이순신까지 네모 반듯한 얼굴과 로보트 체형에 캐릭터만 달리 한 종이 인형들. 얼핏 종이 장난감에 불과해 뵈지만, 어엿한 팝아트 작품이다. 13㎝, 20㎝, 80㎝ 등 크기에 따라 가격이 13만~180만원에 이른단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빌딩 지하에 마련된 서른평 남짓한 작은 스튜디오에서 만난 박 대표는 이 인형들을 자식처럼 애지중지했다. ‘네모 네모 로보트’의 축약어인 모모트의 인형들은 나이키, 제일모직, MCM 등 패션업체의 전시와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은 일반 컬렉터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페이퍼 토이를 국내서 사업화해 성공한 것은 박 대표가 처음이다.

박 대표는 일찌감치 사업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호서대 시각디자인과 재학시절인 23세부터 삼성동, 명동 등에서 액세서리 노점을 운영했고, 대학 4학년 때 금은방을 하다 빚 1억원을 지기도 했다.

박 대표는 “어릴 때는 내가 모자라는 줄 알았다. 공부는 아무리 해도 안되더라. 하지만 돈 흐름을 보는 것, 남을 설득하는 일 이 두 가지만은 자신있었다”고 말했다.

아트페이퍼 모모트 대표 박희열.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디자인에는 영 실력이 없었지만, 사업감각은 타고났던 그는 대학 동기 4명과 50만원을 투자해 창업했고, 3년 만에 억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인기업으로 일궜다. 그는 “편안한 일자리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일당 백으로 일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택해야 한다”면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뛸 거다. 구내식당도 있는 근사한 사옥을 짓고 1만명을 먹여살리는 기업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벅찬 포부를 밝혔다.

▶“부정(否定)은 삶의 원동력”, 카이스트 출신 뮤지션 고상지=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출연해 유명세를 치른 반도네온 연주가 고상지 씨는 카이스트 중퇴 학력으로도 화제가 됐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제도는 자기 자신에 대해 정상적으로 생각해볼 시간을 주지 않고, 어릴 때부터 눈높이수학을 하면서 기계처럼 계산력만 빠르게 만들었다. 수학이 좋아서 카이스트를 갔지만 교수한테 배우는 게 없었다. 학교를 그만두는 데 용기와 결단력이 전혀 필요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휴학 중엔 요리도 배우고, 김밥집을 차릴 생각까지 했다. 미래에 대한 뚜렷한 계획 없이 음악 동아리 활동을 하던 그는 우연히 접한 탱고 음악에 매료돼 학교를 때려 치우고 반도네온을 배우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개월에 한번씩 일본을 방문하며 일본의 유명 반도네온 연주가 고마츠료타로부터 연주법을 배웠다. 그는 “좀 늦은 편인 22살에 연주를 시작해 부업 장소에서 혼도 많이 나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솔직히 내가 재능이 있을까란 회의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도 무릎 위에 7㎏ 무게의 반도네온을 얹고 하루 최장 7시간씩 연습을 한다.

악기의 희소성으로 인해 국내서 반도네온 연주가는 겨우 다섯 명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다. 7년차 연주자인 그는 “지금은 무조건 거장들의 흉내를 내는 정도다. 내 이름의 음반을 하나 내는 게 작은 목표”라고 겸손해했다.


▶“사소함이 모여 다름을 만든다”, 패션마케터 손형오=최근 홍대에 팝업 스튜디오를 연 남성 의류브랜드 커스텀멜로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손형오 실장은 신인 아티스트와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패션업계 문화 마케팅을 선도하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조르지오 아르마니 패션쇼를 본 뒤 디자이너에 꽂혔다. 남자로서 남자를 여자보단 더 잘 이해하리란 생각에 남성 의류 디자이너로 꿈을 좁혔다.

다자이너의 자질에 대해 그는 ‘관찰력’이란 평범하지만 정확한 답을 내놨다. 손 실장은 “디자인 영감은 대부분 내 삶의 주변에서 일어난다. 누구에겐 사소하고 하찮은 작은 것들까지도 관찰하다 보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런 사소함이 모여 나중에 큰 다름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또 “TV광고나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하면 효과가 빠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양하게 고객들과 만나는 것이 브랜드와의 유대관계도 깊어지고 소통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소통하는 마케팅의 장점을 꼽았다. 문의 02) 722-2053.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박희열 대표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 ‘메디치 프라이빗’ 강연 일정

8월 24일 (포토그래퍼) : 오중석, 빽가

8월 27일 (디자이너) : 박희열 모모트 대표, 손형오 커스텀멜로우 대표

8월 28일 (디렉터) : 전계수 감독, 곽경택 감독

8월 29일 (기업가) : 이준석 클라세 스튜디오 대표

8월 30일 (뮤지션) : 하림, 고상지, 이이언

8월 31일 (아티스트) : 미정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